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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의 軍界一學]軍 의료인력 23% 투입…'코로나'와 싸우는 장병들

김관용 기자I 2020.03.01 10:35:5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현 시점이 전시에 준한다고 생각하고, 타 기관의 요청이 있기 전에 군이 먼저 의료적·비의료적 지원을 포함한 우리 군의 가용한 모든 자원을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투입하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새벽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곧바로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이같이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비군사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군의 대비태세는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일부 인원 감염이 발생해 공간이 일시 폐쇄되더라도 전력이 정상운용 될 수 있도록 운용 공간을 분할하는 등의 사전조치를 시행하라는 의미입니다.

군 당국이 대구에 부족한 긴급 마스크 수송을 위해 5군수지원사령부 소속 11톤 트럭에 마스크를 적재하고 있다. [사진=육군]
◇국방부 “가용한 모든 자원 투입”

지난 1월 19일 중국남방항공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 여성이 코로나19에 감연된 것으로 첫 확인된 이후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청도대남병원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의 집단 발병으로 전파 속도가 매우 빨라졌습니다. 국내 확진자 수는 지난 26일 1000명을 넘긴 데 이어 이틀 만인 28일 2000명대에 진입했고, 다시 하루 만인 29일 3000명을 넘긴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사망자 역시 17명이나 됩니다. 정 장관의 평가 처럼 준전시와 맞먹는 상황입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우리 군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27일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국방부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곧바로 전국 공항과 항만 검역소 21곳에 군의관과 간호장교 등 의료인력과 일반병력 100여명을 투입했습니다. 지난 28일 현재까지 총 487명의 병력이 투입돼 군의관 등은 검역 조사와 역학조사를, 일반병력은 체온 측정 등 검역업무를 지원했습니다.

지난 29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50사단 장병들로 구성된 육군 현장지원팀이 휴일도 반납한 채 동대구복합터미널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육군]
군 장병들에 대한 예방적 격리 조치 등을 시행했지만 지난 달 20일 대구 지역으로 휴가를 다녀온 해군 장병이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군 내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국방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확진자 대부분이 출퇴근하는 간부여서 대구 지역 부대 ‘비상근무체제’ 전환을 지시하고 지휘관 등 필수인력은 퇴근없이 영내대기 개념으로 근무토록 했습니다. 필수인력은 지휘관, 지휘통제실 근무자, 전력장비 운용요원, 비상대기 등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필수적인 인원입니다. 이외 인원들은 일체 외부활동 없이 자가 등 지정된 장소에서 예방적 격리상태로 기본업무를 수행토록 해 군에서도 재택근무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특히 우리 군은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달 26일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소속 11톤 트럭을 통해 정부가 제공한 마스크 110만여 장을 긴급 수송했습니다. 이어 육군 50사단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이 있기 전 선제적으로 대구 지역 등에 화생방 제독장비 등을 통한 방역에 나섰으며, 대구지역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S형 전투식량 3만개를 대구시에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중앙부처의 역학조사 행정 보조와 취약계층 물품 전달 등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행정지원 인력 1500여명도 군의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지원키로 했습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50사단 장병들로 구성된 육군 현장지원팀이 휴일도 반납한 채 동대구복합터미널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방역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육군]
◇대전·대구병원 軍 의료진 538명, 최일선 임무 수행

앞서 군은 중국 우한 지역 교민 임시생활시설에 군의관과 간호장교 등 41명을 파견해 교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했습니다. 확진자 발생으로 환자와 의료진이 격리된 광주 21세기 병원에는 군 의료진 12명이 투입돼 격리가 해제될 때까지 수술환자에 대한 후속조치를 포함한 의료지원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가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지역에는 민간병원과 선별진료소에 의료진과 병력 50명을 투입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군의 총 의료인력은 1415명으로 이중 23%에 해당하는 의료인력 325명(군의 89명, 간호 236명)이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국군대전병원과 국군대구병원이 국가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향후 의료진 538명이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나가 있는 군 이동형병원 모습 [사진=육군]
국방부는 부족한 의료 인력의 적기지원을 위해 2020년 신규 임용예정인 공중보건의 750명을 조기 임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들을 대구지역에 우선 파견하고 군사교육은 추후 실시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현재 군은 대구지역 선별진료 지원을 위해 대구 달서구보건소와 국군대구병원에서 이동형병원 각 1개소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난 달 21일부로 국군대전병원이 국가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현재 36개의 음압병상을 확대해 88개 병상을 확보한다는 구상입니다. 국군대구병원 역시 국가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시설공사 등을 거쳐 300개 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국군대구병원은 음압병상 4개, 1인실 6실, 6인실 14실로 구성돼 총 98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1인 기준 사용시 24명 밖에 수용할 수 없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요청에 따라 300병상 확보를 위해 2공병여단 병력 25명을 투입해 격벽 등 시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원 병력을 두 배 늘려 조기에 완공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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