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일본과의 통화스왑 중단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통화스왑이 위기에 대비해 만들어놓은 비상장치고, 우리나라가 체결한 통화스왑 중에서 달러 스왑은 일본과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 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19일 “일본과의 통화스왑 규모가 크지 않고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기 때문에 당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몇 가지 생각해야 할 문제는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외환위기로 외화유동성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위기 때 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나라와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2001년 첫 통화스왑 대상국이 일본이었고, 그 뒤로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등과도 잇달아 체결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면서 불안했던 금융시장은 급속도로 안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진정됐다는 판단에 한미 통화스왑은 지난 2009년 종료됐고 이번에 일본과의 통화스왑도 외교적 갈등으로 14년 만에 끝내게 됐다.
이 연구원은 “일본과의 스왑은 엔화가 아닌 달러 스왑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중국, 호주 등과 스왑을 하고 있지만 모두 현지 통화로 돼 있고 달러 스왑을 체결한 곳은 일본과 CMIM 뿐”이라고 말했다.
정작 위기때 필요한 것은 현지 통화가 아니라 기축통화인 달러인데, 아시아 국가들의 다자간 통화스왑 협력체인 CMIM은 우리가 어려울 때 달러를 빌려올 수 있지만 반대로 동남아가 어려워진다면 우리가 달러를 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CMIM은 오히려 위기 전염 통로가 될 수도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당장 문제는 없겠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