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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되는 식품이야기] 쓸모없는 미역귀의 반전 ‘후코이단’

이승현 기자I 2013.06.09 12:35:53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미역의 뿌리부분 미역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용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아 현지에서도 수확하지 않거나 버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미역귀에서 추출한 후코이단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역귀 추출물인 후코이단으로 만든 건강식품인 해림후코이단의 ‘후코아셀’.
‘후코이단’은 1913년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킬린(kylin) 교수가 발견한 강력한 항암물질로 1996년 일본암학회에서 암세포를 자멸시키는 아포토시스(Apoptosis) 유도 기능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후속 연구도 뒤따라 아포토시스 유도 기능 외에도 종양의 혈관신생 억제 작용, 면역력 향상 등 다양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 현재까지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SCI급 논문만 1000여편에 이를 정도다.

현재 후코이단의 세계시장은 일본, 미국 등이 선점한 상황이다. 일본 대형 바이오 기업 다카라바이오나 리켄 비타민 등의 기업들이 일찍부터 후코이단의 항암활성에 집중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후코이단을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미국의 리무컴퍼니 등은 후코이단 음료로 개발해 연간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해양수산부가 후코이단 상품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라남도 완도군과 함께 ‘후코이단 생산 프로젝트’를 공모, 총 30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후코이단 전문 기업 해림후코이단이 설립됐다.

특히 완도 등 국내산 미역귀에서 추출된 후코이단은 후코이단 기능성의 핵심인 황산기 함량이 일본 등 타국 생산품 보다 월등해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림후코이단에서는 버려지던 미역귀를 계약 재배해 수산농가에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 잡도록 했다. 천덕꾸러기 미역귀가 귀한 몸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이정식 해림후코이단 대표는 “현재 국내 후코이단 산업은 태동 단계지만 무한한 자원과 국내외 수요가 있다”며 “미역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국내 해양수산업의 세계화를 위한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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