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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금값 급등기, 안전한 투자방법은

김혜미 기자I 2010.06.13 15:12:31

유럽 재정위기로 금 투자수요 급증..금값 1200달러선
금값 거품 너무 많아..콜옵션 투자로 손실 제한가능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유럽 재정위기를 틈타 금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금값은 지난 9일 온스당 125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종이화폐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면서 금 투자수요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세계 곳곳에서는 특이 현상도 목격된다.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는 금을 판매하는 자동판매기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글로벌 은행들은 장기간 금을 비축해 둘 금고 짓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 입장에선 현 시점에서의 금 투자가 영 불안하기만 하다.

◇ 금 자판기 설치하고 금고도 새로 짓고

▲ 아부다비에 설치된 금 자판기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는 `골드 투 고(Gold to Go)`란 이름의 금 자판기를 볼 수 있다. 이 자판기에서는 다양한 순금 장신구는 물론 금 바와 금화도 구입할 수 있다. 자판기 생산업체인 엑스 오리엔테 럭스측은 자판기 설치 첫날부터 수요가 아주 많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은행들은 최근 새 금 저장고 짓기에 한창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금 투자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금을 비축해 둘 저장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이 최근 싱가포르에 새 금고를 연 것을 비롯, 독일 도이체방크와 바이에른 등이 새 금고 건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보안회사인 비아 매트 인터내셔널도 최근 런던 서부에 안전 금고를 열었다.

◇ 금값 랠리, 정말 계속될까

조지 소로스와 존 폴슨 등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금값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대규모 금 자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킨그로스 골드와 노바골드 리소시즈 등 소규모 금광회사에 새로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을 믿고 금값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 보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 너머로 거품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단기 상승-장기 하락` 추세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값이 1980년대 온스당 850달러로 급등했다고 갑작스레 폭락해 2001년에는 250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존 히데스코프 덴마크 단스케방크 애널리스트는 "금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면서 "특히 현재는 너무 많은 투기자금이 선물시장에 몰려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금, 보다 안전한 투자 방법은

문제는 금값이 또 한번 사상최고가를 넘어서면서 시장에 새로 진입하기가 왠지 망설여진다는 점이다. 지금 사자니 너무 많이 오른 것 같고, 그냥 두자니 더 오를 것 같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9일 다른 상품과 달리 금값만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에 비춰 "금값 움직임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의 금 투자가 현명할까. 브렛 아렌즈 WSJ 칼럼니스트는 제값을 다 주고 금이나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온스당 120달러짜리 콜 옵션을 16달러에 매입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금값이 오르면 수익을 안겨주고, 금값이 떨어지면 손해를 계약당 16달러로 제한해줄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금 콜옵션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래리 글레이저 메이플라워 어드바이저스 매니저는 "콜옵션은 막대한 자금을 잃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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