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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외인 매도폭탄’ 악재만 가득…1560원 뚫은 환율,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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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6.08 05:10:03

중동 리스크와 대미 투자 확대가 부른 원화 약세 초래
표면적으론 에너지 수입 의존도·외국인 주식 매도가 원인
하반기 안정세 접어들어도 1400원대가 '적정 환율' 분석도

[이데일리 장영은 유준하 기자]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도, 역대급 반도체 수출 호황도 원화 약세를 막지 못하며 원·달러 환율이 1560원까지 넘어섰다. 최근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중동 전쟁이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시장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 대미 투자 증가 등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을 결정하는 힘이 ‘달러 공급’에서 ‘달러 수요’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환율이 다소 하락할 수 있겠지만, 과거처럼 1200~1300원대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쟁이 ‘방아쇠’…달러 수요가 이끄는 환율 ‘고공행진’

최근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중동 사태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고 달러 가치도 상승했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중동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의 협상 소식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며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 역시 “전 세계 통화 중 아시아 통화가 유독 많이 떨어졌는데, 이는 유가 상승이 아시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과거의 ‘낙인 효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주요 수급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기업들이 달러를 파는 것보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하는 규모가 조 단위로 훨씬 크다”며 수급 불균형을 지적했다.

대미투자를 중심으로 한 해외 현지 투자 확대도 원화 약세를 고착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내 대규모 시설 투자를 앞두고 있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기보다 현지 투자를 위해 보유하거나 환전하려는 수요가 심리적인 압박을 주고 있다.

박상현 연구위원은 “대미투자특별법 시행 등으로 본격적인 자금 유출이 예정되어 있어 환율 하방이 잘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 AFP)
고환율·고유가에 수입 물가 비상…“환율 과거 수준 복귀 어렵다”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가장 큰 부담은 물가다. 원유와 원자재, 수입 소비재 등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 우려는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물가 안정을 위해 한은이 7·8월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미 금리차 축소를 통해 일부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한국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계와 기업의 금융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도 불가피하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해외 주식 투자와 대미 투자 협정 등으로 장기적으로 환율이 올라가는 트렌드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내려올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지금의 환율 수준을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 신호로까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으로 원자재 수입 비중이 작고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상현 연구위원은 “1500원 환율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경상수지와 외환건전성 지표를 감안하면 위기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종전 협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과거 수준으로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달러 수요가 늘고 해외 자산이 쌓이면서 매년 적정 환율 자체가 20원씩 올라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제는 1400원대 중후반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은 레벨이 됐다”고 진단했다.

김동헌 교수는 “금리 역전이 고착화되고 저출산 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만큼,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가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했다.

(자료= 엠피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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