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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지니스위크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우리에게서 반도체 사업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그의 사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6월 말 이뤄졌다.
그는 “우리가 얼마나 멍청하냐(how stupid are we). 대만은 우리의 반도체 사업을 모두 가져갔고, 엄청나게 부유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회의론은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어렵다는 실질적 어려움과 대만이 미국에 보호비용을 지불하기 바라는 마음에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은 미국에서 9500마일 떨어져있고 중국과는 68마일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보호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드 왕제자와 통화했다고 말하며 “그는 나를 좋아하고, 나도 그를 좋아한다”며 “나는 항상 그들을 보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사우디는 중국과 함께하지만, 함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우디와 긴밀한 관계를 선호하는 이유에는 그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 사우디 제다에 고급 호텔을 짓기로 한데다가 그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투자펀드도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20억달러를 투자받았다는 것이다.
관세 인상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60~100%에 이르는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것외에도 유럽을 포함한 모든 수입품에 10% 전면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는) 협상에 정말 좋다. 잠재적으로 극도로 적대적인 사람들이 나에게 와서 ‘관세 얘기는 그만해’라고 말하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보호주의 경제정책을 펼친 윌리엄 맥킨리 전 대통령을 ‘관세왕’이라고 부르며 “역사상 가장 과소평가된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스코틀랜드와 독일을 사랑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폭력적으로 대한다”며 유럽이 미국산 제품을 사주지 않는 것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 시절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총리와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가 “지금 뮌헨에 포드나 쉐보레가 몇 대나 있냐”고 묻자, 메르켈 전 총리가 “많이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고 “한 대도 없지 않냐”고 받아쳤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메르켈 전 대통령의 독일식 악센트를 흉내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유럽)은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한다”며 “나는 그 모든 것과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파 성향인 싱크탱크인 디펜스 피라어리티스의 정책고문인 댄 콜드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유럽이 그들의 국방을 ‘미국으로부터 방어’하고 미국이 다른 더 긴급한 안보와 국내 우선 사항이 있다고 가정한 후 외교정책을 펼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