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호적이던 평론가 진중권, 윤 대통령 49재 행보는 비판
"각하, 아주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메시지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즐거운 시간 보내셨다”며 윤석열 대통령 행보를 비판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에어돔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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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교수는 16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진 교수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추모제가 열린 날 윤 대통령이 중소기업 행사에 참석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한 뒤 “각하는 아주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라는 짧은 메시지를 더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태원에서 시민 추모제가 열린 비슷한 시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중소기업 판촉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크리스마트리 점등 버튼을 누르고 입점한 업체 몇군데에서 물건도 샀다. 유기 술잔 제품을 사면서는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 그러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서 윤 대통령 내외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치른 것이 확인된다.
| 16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에서 오후 6시34분이 되자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촛불을 끄고 침묵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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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장관 경질 요구 거부 등 정부의 참사 대응에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진 교수는 이날도 윤 대통령 행보를 비꼬기 위해 이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권위주의 시대 국가 지도자의 존칭인 ‘각하’라는 표현을 쓴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진 교수는 앞서 한덕수 부총리의 잇따른 실언 등 이태원 참사를 두고 벌어지는 정부의 행태에 “사이코패스 정권”이라는 극언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평은 진보 성향 비평가에서 출발해 지난 정권에서 민주당 진영을 향한 공격을 강화하며 사실상 노선을 변경한 진 교수가 이번 정부 들어 내놓은 가장 강력한 비판이다.
진 교수는 대선 과정에서도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혹평하며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것에 가까운 입장을 취했고, 새 정부 출범 후에도 대체로 우호적인 평가를 내왔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적극 엄호하는 발언을 몇차례 해 주목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