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인류 최초로 목성 궤도에 있는 총 8개의 소행성들을 탐사하게 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Lucy)`가 12년 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시 호는 이날 오후 6시34분 쯤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 제41우주발사장에서 아틀라스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한다. 아틀라스5호 로켓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AL)가 개발한 것이다.
루시는 오는 2025년 4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을 근접해 지나가며 첫 임무를 수행한 뒤 2027년 8월부터 인류 최초로 목성과 같은 궤도를 돌고 있는 트로이군(群) 소행성 7곳을 차례로 탐사하게 된다.
또 탐사 목표 소행성으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지구로 다가와 지구 중력을 이용해 가속하는 중력도움 비행도 하게 된다.
계획대로 비행이 이뤄진다면 루시는 12년 간에 걸쳐 소행성들을 탐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트로이군 소행성을 탐험하는 첫 탐사선으로 기록된다. 루시라는 탐사선 명칭은 인류 진화사 연구에 전기를 마련한 32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의 애칭에서 따왔다.
루시호가 탐사할 트로이군 소행성은 목성과 토성 등 외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물질로 추정되는데, 지난 45억년 간 거의 변하지 않은 원시 상태 그대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로이군 소행성은 1만여 개로 태양과 목성이 정삼각형을 이뤄 중력이 0이 되는 라그랑주점(L4, L5)에 붙잡혀 목성 앞뒤에서 태양 궤도를 돌고 있다.
루시호는 이 소행성들에 약 400㎞까지 근접해 초속 5~9㎞로 비행하며 원격 측정 장비를 이용해 소행성의 구성 물질과 질량, 밀도, 크기 등에 관한 자료를 얻게 된다. 이를 통해 태양계가 처음 형성된 45억년 전 기원을 풀 단초로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시호는 선체 양쪽으로 지름 7m짜리 디스크형 태양광 패널을 펼쳐 동력을 얻는데 태양에서 약 8억㎞ 떨어진 목성 궤도로 진입하는 우주선에 태양광 패널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사 측은 “탄소화합물이 풍부한 것으로 여겨지는 소행성은 지구 상 유기물질과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해럴드 레비슨 사우스웨스트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트로이 소행성들은 우리 태양계 초기, 사실상 행성 형성의 화석에서 남은 것들”이라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