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는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설계 업체, 제조에선 전공정 업체와 후공정 업체, 마지막 테스트 업체까지 모두 따로따로 분업을 하고 있어서 모든 박자가 딱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분업 체계에 대해 알아보고 그 분야의 1인자까지 확인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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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저장 역할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제조사가 설계부터 제조, 후공정 마무리 작업까지 마쳐 고객사에 전달합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각 고객사들이 원하는 입맛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데요. 다양한 설계자산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내서 반도체 회로를 그려내는 반도체 설계 작업을 하는 곳이 팹리스(Fabless)입니다. 말 그대로 제조 공장은 없이 아이디어로 설계하는 곳이죠.
그 다음 ‘디자인 하우스’입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와 반도체를 위탁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사이의 연결다리입니다. 팹리스가 그린 설계도를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할 수 있도록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요즘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처럼 전용반도체(ASIC)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디자인하우스가 아예 설계를 외주 받으면서 후공정과 테스트 업체까지 연결해 ‘턴키 솔루션’을 공급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래서 위탁 수주를 따내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업체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고객사인 IP 업체와 중개사인 디자인하우스와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외주 생산을 맡기는 팹리스 업체들에게는 ‘기술 유출’에 대한 불안을 잠식시켜준다거나, 중개사인 디자인하우스에는 직접 지분 투자도 하는 등 전략적으로 생태계를 잘 조성해나가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결국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이런 업체들이 규모와 자금력 면에서 탄탄해지고 윈윈(Win-win)하면서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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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는 독보적으로 대만의 TSMC가 약 55%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 뒤를 쫓아 1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디자인 하우스 순위는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GUC에 투자하면서 든든한 조력자가 됐습니다. 또 대만의 패러데이 테크놀로지도 중소형 칩 업계의 맞춤형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가온칩스, 에이디테크놀로지, 하나텍 등이 디자인 하우스 순위권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각 국가들과 ‘주종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로 생각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돼야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죠.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할 일은 산업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인재양성을 하며 산업 생태계를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주목할 점은 이 지점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기업이 협력할 상대가 아니라면 고객사들은 얄짤없이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TSMC 같은 곳으로 눈을 돌린다”며 “현실적으로 산업생태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