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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물류→안내→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진출

이소현 기자I 2020.12.13 11:15:22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해 로봇 기술 전 영역 시너지
자율주행·UAM 개발, 스마트팩토리 활용…수익성 개선
“미래 사업 20% 로보틱스”…로봇 신사업 속도전 나서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는 세계 최강 로봇기업인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로봇 사업을 그룹 차원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육성한다.

독자적으로 로봇 개발 역량을 축적해온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글로벌 톱플레이어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로봇 기술 전 영역에서 기존 개발 역량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 및 스마트 팩토리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판매 확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한 수익성 개선 등 미래 시장을 겨냥한 상당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작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사진=현대차)


◇물류→안내·지원→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단계적 진출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로봇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물류 로봇 시장에 우선 진출한다.

물류 로봇을 통해 확보한 요소 기술을 활용하여 이후 이동형 로봇 시장에 진입한 뒤, 미래 로봇 산업에서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개인용 전문 서비스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로봇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타겟 시장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뒤 각 시장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입지를 확보하는 단계적 전략으로 미래의 핵심 로봇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인간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명령에 따라 스스로 동작하는 자동화 기계를 일컫는 로봇은 작업을 수행하는 손, 환경을 이해하는 시각 등 센서, 과업 수행을 위한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로봇 시장은 센서, 모터 등의 기술 발전과 인건비 대비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으며 앞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로봇산업은 용도에 따라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구분되며 현재로선 산업용 로봇이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운반, 조립, 가공 등 제조 현장의 단순 반복작업을 수행하고, 서비스용 로봇은 의료, 군사, 구조 등 특수용도와 상업용도, 가사와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개인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개인용 로봇으로 구분된다.

특히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야는 현대차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물류 로봇이다. 물류 로봇은 물류에 특화된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며, 상차, 하차, 이송, 저장, 피킹(물건을 집어서 이동) 등 물류 현장, 창고 등의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 강도를 절감해주는 용도로 사용된다.(사진=현대차)


이와 관련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물류 자동화를 위한 ‘픽(Pick)’, ‘핸들(Handle)’ 등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픽’은 딥러닝을 사용하고 고해상도의 2차원(2D), 3차원(3D) 센싱을 통해 도전적인 환경에서도 다양한 박스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주로 고정된 상황에서 손이 아닌 흡착판으로, 물품을 흡착해 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움직이는 피킹 물류 로봇 ‘핸들’의 경우에도 기존 로봇들이 물품이 쌓여 있는 팔레트를 통째로 옮기는 방식과 달리 팔레트에서 물품을 하나씩 꺼내 예정된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운송 로봇 등 타 로봇과의 협업도 가능해, 물류 창고에서의 로봇을 활용한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착용로봇 및 다양한 영역의 물류 자동화를 위한 모바일 로봇 개발을 강화하고,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3차원(3D) 비전, 로봇팔 등의 기술 역량을 보다 끌어올려 물류 로봇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물류 로봇에 이어 안내, 지원할 수 있는 이동형 로봇 사업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이동형 로봇이 지형에 상관없이 작동하기 위해선 배터리, 구동 및 보행 기술이 필수적이다. 건설 현장, 시설 보안 등에 있어 점검 및 순찰 기능 수행을 할 수 있다.

이미 국내외 기업들은 건설 등 산업현장에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뛰거나 계단을 오늘 수 있으며, 방수 기능과 음성 안내 기능을 갖춘 로봇에 대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극한의 현장에도 투입 가능하며 인력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순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현대차차룹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사진=현대차)


특히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15년 처음 공개한 ‘스팟(Spot)’은 네 다리로 걷고, 장애물을 피하며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어 안내, 지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동형 로봇으로 불리고 있다. 스팟 후면에는 별도의 모듈을 장착할 수 있어 가스 누출 여부 등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이미 건설 현장을 모니터링하거나 가스, 석유, 전력 설비를 감시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궁극적으로 진입하려는 로봇 영역은 개인 서비스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다.

특정 영역을 위한 서비스 로봇에서 범용 서비스 로봇으로 진화하는 것은 물론,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서비스 로봇으로 사업 범위를 전방위로 확장한다는 의미도 크다.

인간형 로봇으로 불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목적 팔과 이족보행 기술이 필수이다. 사람과 유사한 손과 다리를 바탕으로 환자 간호부터 집안일까지 대행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개발을 위해 우주 비행사를 도울 수 있는 휴머노이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와 명지대 데이터사이언스 연구실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하여 2020년대 중반까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미래 유망기술에 재생에너지, 자율주행기술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기술을 선정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앤리포트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에 3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불리는 ‘아틀라스(Atlas)’를 개발했다. 아틀라스는 빠르고 정교하며 점프, 물구나무서기, 공중제비 등 전신 이동성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고안된 고도의 연구 플랫폼이다. 아틀라스의 첨단 제어 시스템과 최첨단 하드웨어는 로봇이 인간 수준의 민첩성을 보여줄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사진=현대차그룹)


◇로봇 기술 전 영역 확보…수익성 개선 등 시너지 가능

현대차그룹은 단기간에 로봇 핵심 역량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미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있으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보행(2·4족 보행) 기술 분야에서 각각 글로벌 선두를 다투고 있는 기술 기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신사업을 위해 다수 기업을 인수하기보다 관련 기술을 모두 갖고 있으며 각각의 기술력 또한 모두 글로벌 톱 수준인 기업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며 “단기간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선두업체를 계열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로봇 신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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