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공동 작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이후 약 2년여만, 무대 작품으로는 2012년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이후 8년 만이다. 그러나 이번 작업은 특별하다. 프로듀서와 연출가가 아닌 배우와 연출가로 만난 첫 작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작업 과정에 대해 듣고자 두 사람을 최근 정동극장에서 함께 만났다.
|
영화감독으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장 연출은 송승환의 제안에 바쁜 일정도 잠시 미뤄두고 달려왔다. “선생님과 매일 볼 수 있는 날이 또 얼마나 있을까 싶었어요. 무엇보다 선생님의 연기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죠.”
‘더 드레서’는 영국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대표작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이끄는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연말 정동극장으로부터 연극 제안을 받은 송승환이 노역 연기에 대한 기대를 안고 직접 작품을 골랐다.
송승환은 ‘더 드레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력 악화로 그는 한때 연기 활동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해 MBC 드라마 ‘봄밤’으로 앞이 잘 안 보여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드라마를 마친 뒤 연기를 더 하고 싶다고 생각할 타이밍에 연극 제안이 들어왔다”며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장 연출은 이번 작품의 각색도 직접 담당했다. 1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원작에서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고 영국식 위트도 한국적 정서로 다시 풀어썼다. 장 연출은 “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연극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코로나19 시대에 왜 우리는 연극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며 “치유와 위안에 중점을 두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 연출은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송승환 선생님은 그 누구의 의견에도 늘 귀를 기울여 주신다”며 “지금도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꼭 찾아뵙는 진정한 멘토다”라고 말했다. 송승환은 “같이 계속해서 작업하다 보니 한 우물만 파지 못하는 성격도 사회적 유전처럼 닮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코로나19 시대에 공연을 준비한다는 무거운 마음도 없지 않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작품 속 대사를 빌려 “버티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힘들고 지친 지금이야말로 극장에서 잠시나마 일상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죠. 관객 모두가 ‘더 드레서’를 보는 동안 지친 심신에 위로를 얻어갔으면 합니다.”





![[그해 오늘] 승객 모두 비명질러…388명 다친 상왕십리역 열차 사고](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5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