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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입국장면세점…구매 한도 600달러
국내 첫 입국장면세점이 인천공항에 문을 연다. 1터미널 2곳과 2터미널 1곳 등 총 3곳이다. 정부는 면세점을 이용하는 국민의 불편해소와 해외소비의 국내전환을 위해 입국장면세점을 도입하고 지난 3월 관세법령을 개정했다. 1터미널은 SM면세점이, 2터미널은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한다. 면적은 각각 380㎡(약 114평), 326㎡(약 98평)다.
개정 관세법령에 따르면 입국장면세점의 구매 금액 한도는 1인당 600달러다. 관세청은 통관 시 입국장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시내면세점, 외국 등에서 구매한 물품과 합해 면세 범위(600달러)를 적용한다. 주류와 향수는 별도 면세 범위를 적용한다. 술은 400달러·1ℓ 이하 한도 내에서 1병, 향수는 60㎖ 이하에 대해 별도 면세한다.
관세청은 국산제품 구매 시 면세범위에서 우선 공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로 반입하려는 물품 가격이 600달러를 초과할 경우 차액에 대해 과세하도록 하고 있는데, 만약 입국장면세점에서 국내제품을 구매했다면 국내제품 구매가격이 먼저 공제된다는 얘기다.
입국장면세점이 문을 열면서 1인당 면세점 구매한도는 기존의 3000달러에서 3600달러로 높아진다.
관세청 관계자는 “출국장면세점 구매한도인 3000달러에 입국장면세점 구매한도 600달러를 더해 총 3600달러까지 구매할 수 있고 이 중 600달러까지 면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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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들어서는 입국장면세점의 특징 중 하나는 명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구매 금액 한도인 600달러에 맞춰 개별 제품 가격이 600달러를 넘는 경우에는 판매와 진열 자체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담배 역시 팔지 않는다. 엔타스면세점에 전자담배의 하나인 아이코스가 입점했지만 기기만 판매한다.
정부는 담배 판매를 금지한 이유로 내수시장 교란을 들었다. 출국장면세점과 달리 입국장면세점은 면세품을 국내로 들여와 사용하기 때문에 면세 차익을 노린 일명 ‘되팔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담배는 세금 비중이 높아 담배 한 보루를 사서 되팔 경우 2만원 상당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면세점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명품과 담배가 제외된 만큼 사업자 측은 주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엔타스면세점 관계자는 “그동안은 여행 전에 사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웠던 주류 판매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에서 일해 공항을 자주 찾는다는 A씨는 “화장품은 인터넷으로 많이들 사는 만큼 술을 찾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점이 수하물 찾는 곳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여행객들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28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모(38)씨는 “바로 옆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며 “짐을 찾고 들러서 구경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입국장면세점 개장으로 인한 혼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감시인원을 현재보다 20%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또 입국장면세점에서 산 제품을 수하물에 넣어 과세를 피해가는 경우가 없도록 구매내역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통관 직원이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개장 후 인원이 몰리면서 매장이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면세범위를 초과하는데도 과세를 피해가는 여행객이 없게끔 구매내역 실시간 전송 시스템 등을 구비했다”고 말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면세점은 총 58곳이며 지난해 시내·출국장 등의 면세점 연매출은 19조원에 달했다. 서울 시내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4조9000억원) 중 빅3 업체(롯데, 신라, 신세계)의 매출이 9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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