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tur 버스를 타고 두어시간갔을까. 터미널에서 모두 내리게 한 다음 왼쪽은 영어, 오른쪽은 스페인어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며 안내한다. 피츠로이 트레킹 구간에 대한 다양한 코스 설명이 이어진다. 대충 들었다. 어차피 우리는 캠핑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저 편도로 한시간 반 남짓 걸리는 전망대에서 피츠로이를 보고 올 계획인 탓이다. 아, 엘찬텐 국립공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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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물어 호텔을 찾았는데, 이런!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현재 수리중이란다. 미안하다며 한 직원이 근처 호텔로 안내했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보다 좀 더 비싼것 같은데 추가 차지는 없다고 했다. 체크인을 하고, 3층 방에 올라가려니 엘리베이터가 없다. 근 한달간 여행 짐이 모두 든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야 했다.(물론 캐리어는 신랑이 모두 옮겼다.)
간신히 3층 방에 자리를 잡으니 나가기가 귀찮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버스로 이동한 터라 점심이 애매할 듯 해 미리 싸온 샌드위치와 음료로 요긴하게 배를 채웠다.
잠시 쉬다 토레스 델 파이네와 쌍벽을 이루는 피츠로이를 보러 나섰다. 토레스 델 파이네 못지 않게 피츠로이와 세로토레가 좋았다던 후배는 피츠로이에서 오래 있으라 했지만, 우리는 큰 미련이 없었다. 1박 2일 일정으로 멀리 전망대에서 피츠로이를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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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구름이 조금 걷힐 때마다 셔터를 눌렀다. 구름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저 멀리 있는 피츠로이의 아우라는 충분히 느껴진다. 토레스 델파이네도 구름 속에 가려진 채 멀리서 봤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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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 날씨가 생각보다 춥다. 바나나를 먹고 물을 마시며 20~30분쯤 기다렸을까. 구름이 사라지기는 커녕 피츠로이는 더 많은 구름 속으로 숨어든다. 아무래도 오늘은 보지 못할 것 같아 내일 아침에 다시 올라오기로 하고 일단 철수했다.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카운터에 엘찬텐에서 맛집을 물어 찾아갔다. 6시가 좀 지나 도착했는데, 대기하는 사람만 5~6명이다. 레스토랑에선 지금 예약하고 8시쯤 오면 저녁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덕에 우리는 엘찬텐 시내구경에 나섰다.
아기자기한 길을 걸으며 마트에 들러 몇가지 과자와 음료수를 샀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마그넷 등 기념품도 사고 시간 맞춰 다시 찾았다. 그리 넓지 않은 10여개의 테이블엔 사람이 꽉 차 있다.
관광객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다. 스테이크와 생선을 하나씩 시키고, 병맥주를 다른 걸로 각각 시켰다. 점심이 부실했던 터라 맛있게 배를 채우고는 호텔로 걸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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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버스가 몇번 안다니는 터라 엘찬텐에서 칼라파테 이동에 하루를 잡았다. 그 덕에 린다비스타도 훌륭했지만, 좀더 비싸고 럭셔리한 디자인 스위트 칼라파테 호텔에서 1박을 하게 됐다. 이제 내일이면 파타고니아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크다.
우리가 죽기 전에 다시 와 볼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칼라파테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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