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유럽이 드디어 국채 매입까지 한다. 이제까지 계속됐던 양적완화와 차원이 다른 돈 풀기에 돌입한 셈이다.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칼을 뽑은 가운데 글로벌 시장은 유동성 강화에 설레는 모습이다.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 직후 올해 3월부터 19개월간 매달 600억원, 총 1조1400억 유로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최소한 내년 9월까지 시행될 것이며 인플레이션 목표치(2%)에 이르는 것을 목격할 때까지 이행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매달 500억유로씩 1년간 국채 매입(연 6000억달러)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다.
글로벌 시장 역시 환호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가 1% 뛰는 가운데 뉴욕증시 역시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가 1.48% 올랐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53%, 나스닥지수가 1.78%씩 각각 올랐다.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데다 유럽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 증시에도 훈풍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간밤 코스피200 지수선물 야간시장 역시 전일대비 1.04% 상승한 252.25로 마감했다.
다만 실적발표가 계속 되는 만큼, 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전날 현대차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4분기 영업이익(1조8757억원)을 기록했다. 배당도 1주당 3000원으로 시장이 기대했던 3500~4000원에는 못 미쳤다.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오늘은 기아차(000270)와 현대모비스(012330) , 현대위아(011210) 등 현대차그룹의 다른 종목들이 실적을 내놓는다.
건설주의 흐름은 더욱 안 좋다. 전날 대림산업은 4분기 영업손실 2227억원을 기록, 지난 한 해 영업손이 2703억원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시장의 4분기 영업익 전망치가 8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3분기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 못지않은 충격이다. 최근 유가의 안정된 흐름 속에 강세를 보였던 경기민감주 역시 소강국면을 맞을 수 있다.
글로벌 호재 속에서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한 주의 마지막 날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시장이지만 그래도 지수 방향은 윗쪽라는 점이 위안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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