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경영권 승계? 저 아직 젊어요"

김미경 기자I 2014.10.26 12:00:00

M&A 계획 없다..수익성↑ 배당 조정 고려 중
“마스카라 빼놓고 다 써봤다” 사업 애착 전해
中 출장 120번 "모든 과정 힘들었다" 회상도

[중국 상하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아직 50대 초반이다. 젊고 할일도 많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 회장(사진·51)이 향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현재 입장을 이 같이 밝혔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 22일 중국 상하이 현지에서 열린 뷰티사업장 준공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는 오겠지만 (경영권 승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면서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 중이고 나중에 완전히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어 “아이들에게는 원하는 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봐라고 자주 말한다”며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아모레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을 계속 줄여나가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서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는 그룹의 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을 각각 18.18%, 19.52%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이 보유중인 지분을 민정씨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면서 단숨에 자회사 두 곳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민정씨는 1991년생으로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 졸업 후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물려받으면 창업주 고 서성환 선대회장의 차남이자 아버지인 서경배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자에 오른다.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모든 기회는 열려 있지만 현재로선 아직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최근 인기인 헤라, 아이오페 등처럼 성장성 있는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중국에 진출시킬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진출 시 어려웠던 과정도 이야기했다. 서 회장은 1992년 중국 진출 이후 현재까지 꼬박 중국을 120번가량 오갔다. 2000년 당시 무명기업에 불과했다는 게 서 회장의 말이다.

그는 “중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르는 것 투성이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일하는 과정에서 중국인과 오해도 있었다. 서로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주식시장에서의 높은 평가에 대해서는 “내실을 다져야 겠다는 고민이 앞선다”며 “수익성이 오르면 배당 조정을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와 한류 효과 덕을 보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물론 한류가 도움이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품의 질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며 소신을 전했다.

그는 “광고나 유행 덕에 초도 구매는 가능할지 몰라도 재방문·재구매를 이끌 수 없다”며 “이번 뷰티사업장 역시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지을 필요가 없다. 재구매객에게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화장품사 회장답게 “마스카라만 빼놓고 다 써 봤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했다. 출시 전 신제품을 직접 다 써본다는 서 회장은 “마스카라는 실력이 없어서 유일하게 못 써봤다”며 “사용 후 제품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 뷰티사업장 개관과 함께 중장기 비전도 발표했다. 아모레는 이번 통합거점을 통해 2020년까지 중국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에서 28%로 늘리고, 3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룹 전체 매출은 12조원, 해외사업 비중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 관련기사 ◀
☞[주간추천주]유안타증권
☞아모레퍼시픽, 에스쁘아 독립법인 신설(상보)
☞에뛰드, 색조 '에스쁘아' 사업부 분할…독립법인 신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