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철도공사(이하 도철) 소속 지하철 보안관 이현철(28)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사설 경호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5년 동안 일했지만 은퇴가 빠른 데다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는 고된 업무에 지쳐 사표를 냈다.
이씨는 지난 3월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지하철보안관으로 입사했다. 1년 계약직이었다. 계약직이라는 점이 마땅치 않았지만 보람은 컸다. 저녁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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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입사 두달 뒤 공무직(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와 산하기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113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어 내년 1월 공공부문 근로자 236명과 간접고용된 비정규직 6231명을 정규직화할 예정이다.
이씨는 정규직이 되면서 정년을 보장받게 돼 삶을 어떻게 꾸릴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특히 부모님이 공사에 다니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뿌듯하다.
회사에서 대우는 일반 정규직와 동일하다. 휴양소 이용, 복지포인트 등 복지혜택을 똑같이 받는다. 도철은 승무직, 역무직 등 직렬에 따라 시작하는 사원번호가 다르다. 도철은 정규직에 편입된 지하철 보안관을 위해 ‘9번’을 새로 부여했다. 이현철씨는 “보안관을 위한 직렬번호를 따로 만드는 것을 보며 ‘우리를 정식으로 대우해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무직에 대한 처우가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생겼다”고 했다.
아쉬움도 있다. 무기계약직이라는 대외적인 지위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 다른 정규직 동료들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계약이 자동 갱신되는 체계라 월급에 물가상승률 등만 반영될 뿐 연봉·호봉처럼 경력에 따라 월급이 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이씨는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과 서울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만족해 했다. 이씨는 “시민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질서를 유지해 ‘보안관 덕분에 편하게 다닌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