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단말기 = 지난 6월 단행된 보조금폐지 여파로 휘청거렸다. 지난해 1500만대 시장을 형성했던 이동통신 단말기 내수시장은 보조금 폐지 이전 월 15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6월 이후 50% 이상 급감했다.
이에 따라 내수위주의 영업을 의존해왔던 중소 단말기업체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중국과 한국의 마늘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의 한국산 휴대폰 수입 금지조치도 악영향을 미쳤다.
허성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단말기 내수시장은 보조금 폐지 여파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14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보조금에 의해 교체수요가 활발했던 예년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같은 내수 위축이 단기간내에 해결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단말기업계에 어두운 그림자만 드러운 것은 아니었다. 중국 차이나 유니콤의 CDMA 방식 채택이 바로 그 것이다.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중국시장이 CDMA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단말기업계에 희망의 불빛을 비춰준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이동전화 보급율은 올해 5.4%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가 지난해 말 4324만명에서 지난 상반기 말 6000만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99년 500만 가입자를 기록했던 차이나 유니콤은 지난 상반기중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또 차이나 유니콤이 기존 GSM방식과 함께 CDMA방식을 통신방식으로 선정함으로써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업체의 대(對)중국 CDMA 단말기 수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차이나 유니콤은 내년 1월 시스템사업자을 선정할 예정인데,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가 입찰을 신청한 상태며 CDMA시스템이 구현된 후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CDMA 단말기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 교환기와 전송기기 등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올 한해동안의 성장은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분야가 이끌었다. 올해 유선네트워크장비 시장의 규모는 지난 해의 2조957억원보다 40% 증가한 2조954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무선네트워크장비의 경우 2조1000억원 정도로 전년 대비 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유선네트워크 장비시장이 급신장한 것은 한국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치열한 투자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가 투자자금문제로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투자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내년 유선네트워크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통신사업자의 철수와 투자위축→경쟁으로 인한 통신요금인하 둔화→가입자 확대 둔화→트래픽 증가 속도 둔화→신규장비 구매 둔화로 이어지는 성장둔화의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무선네트워크 부문의 경우 내년에 IS-95C와 IMT-2000과 관련된 투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유선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IS-95C 서비스 이후 IMT-2000 서비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IS-95C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IMT-2000의 경우도 2002년부터 완만한 형태의 투자가 실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IMT-2000 투자에 외산장비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IMT-2000 사업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IMT-2000 테마가 거의 형성되지 못한 게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중국 차이나 유니콤의 CDMA 도입에 따른 시스템 투자와 일본의 2001년 IMT-2000 투자 등을 감안하면 수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들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에릭슨과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세계적인 장비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