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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만원 육박한 지커 7X…감출수 없는 미묘한 '중티' [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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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11.05 0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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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톤 넘는 차체에도 민첩…주행성능 기대 이상
좋은 소재에도 투박한 마감·과도한 장식 아쉬움
화려한 조명·탁한 효과음서 드러난 낯선 감성
기술력 뛰어나지만…브랜드 고유 미감은 숙제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중형 SUV ‘7X’의 공식 출고에 돌입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7X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프로 5299만원, 맥스 5999만원, 울트라 6999만원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와 달리 제네시스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경쟁 상대로 삼은 셈이다.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4일 직접 7X의 운전대를 잡아본 결과 주행 성능과 승차감, 편의성은 프리미엄을 표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2t이 넘는 덩치가 무색할 만큼 민첩하게 속도를 높였고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공기식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냈고 노면 소음과 풍절음도 비교적 잘 억제했다.

편의기능은 일부 경쟁 모델을 앞서는 수준이다. 센터콘솔 아래에는 음료와 먹거리를 보관할 수 있는 냉온장고를 탑재했고 2열 좌석 아래에는 서랍형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나파 가죽 시트에는 열선, 통풍, 마사지 등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기능도 빠짐없이 넣었다.

문제는 사양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성’의 영역이다. 처음에는 화려한 기능과 부드러운 승차감에 감탄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한 끗씩 어긋난 디테일이 눈에 밟힌다. 운전에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가 쌓여 브랜드 경험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렵다.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차체의 전체적인 비례와 표면 처리는 안정적이고 조명도 미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선을 과감하게 꺾고 두툼한 면을 강조한 디자인에서는 중국 전기차 특유의 둔탁한 인상이 묻어난다.

실내 역시 첫인상은 고급스럽다. 부드러운 가죽 소재를 실내 곳곳에 넉넉하게 둘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센터콘솔의 형태와 일부 장식의 마감은 묘하게 투박하다. 좋은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음에도 전체적인 조화에서는 고급 가구처럼 정제된 맛이 부족하다. 스티어링휠 버튼은 별도의 안내 표시 없이 지나치게 단순화해 처음 접하면 적응하기 쉽지 않다.

엠비언트 라이트도 아쉬움을 남긴다. 조명 자체는 화려하고 색상도 다양하지만 빛이 퍼지는 부분에 새긴 다이아몬드 무늬는 장식성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인상을 준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빛의 밝기와 번지는 방식까지 절제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차량 전원을 켜거나 각종 기능을 작동할 때 들리는 효과음도 음질이 다소 탁하고 음색 역시 세련됐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문 아티스트와 협업해 각종 사운드를 정교하게 다듬는 것과 대조적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운전자가 차에 오를 때마다 반복해서 접하는 중요한 감각적 요소다.

이러한 아쉬움은 지커뿐 아니라 BYD 차량들에서도 느낀 적 있다. 자동차 본연의 성능은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곡선과 원형 장식이 과도하고 조작부와 효과음이 낯설다. 대중형 차량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이 이러한 흠을 덮어줄 수 있다. 그러나 지커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하는 만큼 소소한 디테일도 간과하고 넘어가기는 어렵다.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커 7X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전동화 기술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빠르게 따라잡았지만 감성적 완성도는 단기간에 확보하기 쉽지 않은 듯 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브랜드 고유의 미감과 시장별 소비자 취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일까.

7X는 지커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할 실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차가 넘어야 할 다음 문턱도 드러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출력이나 더 많은 기능이 아니라 운전자의 오감까지 만족시키는 마지막 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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