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 낙서' 경복궁 복구 작업 재개…"내년 초 담장 공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당했던 경복궁 담장이 복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은 26일 “지난 21일 강추위로 인해 중단했던 경복궁 담장 낙서 제거 작업을 26일 오전 재개한다”며 “29일까지 세척과 색맞춤 등 후반 작업과 전문가 자문 등을 실시한 후 단기 모니터링을 거쳐 1월 4일 오전 가림막을 걷고 작업을 마친 담장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복궁 담장 낙서와는 별도로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의 내부에 있는 낙서 현황을 파악한 결과, 건물의 기둥과 벽체 등에 연필이나 유성펜, 수정액, 뾰족한 도구 등이 사용된 낙서 등을 다수 확인했다”며 “이에 대해 경상관리를 통한 제거와 상시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별도의 보존처리가 요구되는 유형의 낙서는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적절한 방법으로 조속히 제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낙서로 훼손된 부분에 대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번 경복궁 담장 낙서 사건을 계기로 4대 궁궐과 종묘 등은 자체 경비인력의 외곽 순찰을 추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관할 경찰서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담장 경계에 경찰을 배치하는 등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선 조치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의 훼손행위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치하고, 재발방지 등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4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국가유산에 낙서를 하는 행위 등은 명백한 국가유산 훼손행위이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다. 이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홍보와 교육 등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 50분쯤 신원미상의 용의자 A씨가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 좌·우측,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주변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를 했다. 낙서로 인한 훼손 범위는 가로 길이만 44m 이상이다. A씨는 스프레이로 담벼락에 ‘영화공짜’ 등의 문구를 적었다. ‘○○○티비’, ‘△△’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도 반복적으로 적었다.

이어 17일 오후 10시 19분경에는 신원미상의 행인이 기존 훼손된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 좌측에 스프레이 낙서로 담장을 추가 훼손했다. 새로운 낙서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낙서 범인들은 모두 검거된 상태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