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연일 ‘공업용 미싱’ 설전을 이어가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업용 미싱 선물로 응수하면서다. 문 대통령을 욕보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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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미싱 설전은 현재 여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야가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기 보다 무시하기에 급급하다. 21대 국회 들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여야의 관계가 한 몫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를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며 최후의 순간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이에 야당은 국회에서 야당의 존재를 지웠다며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발단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나온 것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여당의 대표가 사면 요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뒤 당내 반발에 조건을 달았다. 야당 입장에서는 사면에 조건을 다는 것 자체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모욕을 느꼈다. 그러면서 양당 간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됐다.
정치는 협상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 전제 조건은 협상 파트너로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현재 국회는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여야가 원수지간처럼 지내고 있다. 여야의 간극이 클수록 민생은 멀어진다. 민생과 멀어진 정치는 국민들에게 절망만 안겨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