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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해 한국과 유럽이 공동 임상 시험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초 셀트리온이 제출한 신약 항체 치료제에 관한 ‘인체’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심사 중이다.
나아가 식약처는 지난달 말 유럽의약품청(EMA)과 코로나19 진단·예방·치료 의약품에 대한 상호 정보교환 시 비밀을 유지하는 임시 약정을 체결하며 유럽과 국제 공조 체제를 구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약정은 코로나19 치료 등을 위해 사용되고 있거나 개발 중인 의약품의 임상 시험 정보, 심사 자료, 안전성 이슈 등 외부 비공개 정보에 관해 긴밀한 정보교환 체계를 갖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예방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자 올해 4월 13일부터 ‘고강도 신속 제품화 촉진 프로그램’(고(GO)·신속 프로그램) 본격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통상 30일가량 소요되는 임상시험 심사 기간을 대폭 줄여 신물질의 경우 ‘15일 이내’로 심사 시일을 절반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오는 16일 항체 치료제의 인체 임상을 시작한다고 공언했는데, 셀트리온이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지역까지 아우르는 임상 개시 전략을 굳히면서 일정이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다. 유럽의약품청이 한국 식약처와 보조를 맞춰 보름 내 심사를 끝내줄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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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外 영국 포함될 수도…‘램시마’ 임상 협의채널 활용
유럽연합(EU) 외에도 영국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와 관련, 옥스포드대 마크 펠드만 박사와 버밍엄 대학병원 등이 참여한 연구팀 주도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증명하려는 일반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램시마 인체임상 진입을 두고 협의한 영국 보건·의료당국과의 대화 채널을 통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 물질 대량 생산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연내 임상과 함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대규모 제조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 500만명 분량에 달하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 가운데 국내에는 100만 명분을 공급하고 나머지 400만 명분은 해외에 제공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인체 임상 시험은 1상부터 단계를 밟아 추진하되 2상에 들어갈 때 3상을 같이하는 방법 등 치료제 개발 시기를 앞당길 다양한 대책들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임상 2상이 종료되면 조기 상업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상 시험을 완료한 이후엔 ‘조건부 판매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조건부 판매 허가는 임상 2상을 마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3상 시행을 조건으로 시판을 승인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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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면 이달 중 韓·英·EU 임상개시…치료제 대량생산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 항체는 최근 질병관리본부 중화능력 평가시험에서 D614 바이러스 상대로 확인된 중화능력보다 G614 변이 바이러스 대상일 때 10배에 이르는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G614 변이 바이러스는 이태원 클럽 감염자에게서 처음 발견된 것이다.
지난 1~2월 코로나19 유행 초기 발견된 바이러스 유전형은 ‘S’와 ‘V’가 대부분이었으나 근래 들어 ‘G’그룹이 주로 나타나고 있다. G그룹은 이태원 클럽, 대전 방문판매, 광주 광륵사 연관 확진자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70% 이상 발생하는 주요 유전형으로 꼽힌다. 미국 듀크대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진은 G그룹 바이러스 전파력이 최대 6배 강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