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석의 부동산 재테크]부동산, 이제는 한 수 앞을 고민할 때

전재욱 기자I 2017.08.05 09:00:00
어떤 분야에서 고수의 향기를 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한 분야에 대해 주변인들과 이야기할 때 상당히 깊이 있고 전문적인 내용을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일반인들이 그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강의를 들으며 더욱 감탄하는 것은 어떤 현상에 대해 늘 한 수 앞을 본다는 것이다. 즉, 그 분야에 있어서는 통찰력이 대단한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바로 이 ‘통찰력’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시간과 공을 들였는지, 노하우가 얼마나 축적되어있는지에 따라 통찰력의 유무가 나뉜다. 그리고 이것은 부동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부동산 시장의 같은 상황을 보고도 고수와 일반인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분석해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미분양’이라는 단어에 대해 독자들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부동산에 관심이 없거나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일반인이라면 ‘미분양 = 피해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시기를 보고 있다가 미분양 물량이 조금씩 줄어드는 타이밍에 맞춰 좀더 저렴하게 집을 취득한다. 그리고 미분양이 해소되기를 기다려 제 값을 회복하거나 새 집의 메리트가 가격에 반영되면 매도를 준비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미분양분이 있을 때는 피하고 있다가 미분양이 해소되어 매가가 정상화되면 그 때 다시 관심을 갖는다. 일반인들은 부동산의 위험 요소는 무조건 피하고 위험 요소가 제거되면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매입을 생각하는 등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반면 고수들은 지금 보이는 현상 다음에 올 것을 예측하고 선점하여 기다리는 일은 반복한다.

재건축, 재개발을 접근하는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인들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단지나 지역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이미 개발에 대한 호재가 회자되었다면 부동산 가격은 제법 오른 상태이다. 그래서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고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므로 투자금 대비, 시간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고수들은 재건축 단지나 재개발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가 그 주변에 재건축의 대상이 되지 않는 주택을 미리 매입한다. 기존 아파트나 주택은 개발 호재가 없으므로 여전히 가격이 저렴한데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진행되어 그 안에 살고 있는 수요가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할 시기가 되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주택이 된다. 따라서 선점했던 고수들은 그 수요를 대상으로 임대를 놓거나 매도를 한다.

기존 주택의 수는 일정하지만 재건축, 재개발로 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므로 기존 주택의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또 이후 재건축, 재개발이 완료되면 주변 환경이 좋아지면서 기존 재고 주택도 수혜를 입을 수 있으므로 매가가 또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고수들은 새 아파트뿐만 아니라 새 아파트 주변의 재고 아파트까지 관심을 갖는다.

재건축 단지나 재개발 지역에 투자하는 시점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일반인들은 아직 개발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의 청사진만 보고 투자를 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진행 속도를 면밀히 체크하고 그 단계에 따라 수익이 가장 좋은 시기에 맞춰 매수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아무리 입지가 좋고 기대되는 호재가 난무하더라도 개발 ‘속도’가 나지 않으면 결국 빛좋은 개살구가 된다. 고수는 한 수 앞을 보는 통찰력 뿐 아니라 현상의 변화에 집중하는 힘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일반인들은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매수를 꺼리게 된다. 그래서 매매시장은 얼어붙는다. 그러나 고수들은 부동산 경매 시장으로 눈을 돌려 일반 매매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경매 물건을 취득한다. 일반 매매가보다 낮게 취득했기 때문에 혹여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하더라도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며, 다시 매가가 반등하게 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한 공부에도 매진해 다양한 투자 방법을 익히는 것도 고수의 길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져 매가가 오르면 그때라도 집을 사야하나 걱정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얼른 내 집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그 반대로 움직인다. 집값이 떨어질 때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사고, 집값이 오르면 팔아서 그 차이만큼 수익을 낸다. 그리고 다시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을 찾는다.

위기를 위기로 보면 그 위기를 돌파할 길을 찾지 못한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보면 도처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보일 것이다. 바로 내가 위기라고 생각하는 현상에 대해 심도 깊게 공부하고 집중하면서 슬기롭게 고민하다 보면 지금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보다 강도 높은 8.2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내 집 마련의 목표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대책이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신이 비록 부동산 고수가 아니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고수의 경험을 빌려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

▶ 오은석 ‘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의 저자로서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20년차 부동산 실전투자 고수다. 다음 카페 ‘북극성’을 통해 7만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얻은 수입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