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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어디도 없다"...'집단소송 3종세트'에 기업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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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준 기자I 2026.10.26 05: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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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구태언 법무법인(유한) 린 AI산업 전문그룹 총괄변호사
SKT 유출 피해 2324만명…집단소송법 소급 적용 땐 배상액 눈덩이
미국·캐나다도 집단소송 소급 적용 안 해…영국은 경쟁법에 한정
벤처 평균 매출 67억원·직원 23명…소송 부담에 투자·경영 위축 우려

[구태언 린 AI산업전문그룹 총괄변호사] 우리나라 벤처기업 한 곳의 평균 자산은 85억원, 연매출은 67억원, 직원 수는 23명 남짓이다. 신생기업 가운데 5년 뒤까지 살아남는 곳은 셋 중 하나를 겨우 넘는다. 전담 법무팀을 둘 형편도, 소송을 몇 해씩 끌고 갈 여력도 없는 규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지난해 11월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는 가입자 유심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SK텔레콤 사건의 신청인들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냈다. 신청인은 3998명이었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확인한 유출 규모는 2324만명에 달한다. 1인당 배상액에 전체 인원을 곱하면 7조원에 육박한다. 단가를 정한 곳도, 인원을 확인한 곳도 모두 정부기구다.

지금은 일부 피해자의 소송제기가 곧 모든 피해자에게 미치지 않는다. 소송을 낸 피해자에게만, 그것도 각자 자신에게 발생한 손해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GS칼텍스 사건에서 원고로 나선 2201명이 단 한 명도 배상받지 못했고, 비슷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인 옥션과 네이트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집단소송법안이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그 증명 단계를 없앤다. 소송에서 빠지겠다고 별도로 신고하지 않는 한 유출 피해자 전체가 처음부터 원고가 되고, 앞선 곱셈 결과는 그대로 소장에 적힌다. 이 법안은 특히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담고 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손해배상 청구에 적용하고, 제외 신청을 하지 않으면 피해자로 자동 포함하며, 법 시행 전에 이미 끝난 일까지 기한 제한 없이 소급 적용한다.

이 3가지를 동시에 채택한 나라는 주요 7개국(G7) 어디에도 없다. 자동포함(옵트아웃) 방식을 쓰는 미국과 캐나다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으며, 소급한 전례는 영국 하나뿐이다. 그나마 영국도 경쟁법이라는 단일 분야에만 문을 열었고, 재판 절차만 소급했을 뿐 소멸시효는 건드리지 않았다. 제도 도입 때 예비심사와 성공보수 금지를 비롯한 5가지 안전장치도 뒀다. 프랑스 상원 역시 법적 위험을 예견할 수 없었던 경제주체들을 곤경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소급 적용을 부결했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미국 의회는 1995년 증권소송개혁법을 제정하면서, 벤처캐피털 회사의 3분의 2 이상이 소송을 두려워해 자사 성과를 외부에 알리기조차 꺼린다는 사실을 보고서에 명시했다. 투자는 소송이 끝나야 비로소 멈추는 것이 아니다. 소송이 가능해졌다는 소식이 도는 순간부터 멈춘다.

구태언 린 AI산업 전문그룹 총괄변호사 (사진=구태언 변호사)
구태언 린 AI산업 전문그룹 총괄변호사 (사진=구태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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