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BC인데 혜택 못 누리는 ‘이 BC카드’

최정훈 기자I 2024.11.19 06:00:00

[금융포커스]수면 위 불거진 BC카드 對 우리카드 신경전
BC “우리카드 빠지겠다고 해”…우리 “별도 마케팅으로 진행”
우리카드, BC결제망으로부터 독립 속도 내자 신경전 ‘격화’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중국 비자 면제로 중국 여행을 준비하는 A씨. BC카드에서 올해 연말까지 중국에서 결제하면 11% 할인 혜택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평소 이용하던 우리카드를 챙겼지만 우리BC카드 고객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BC카드와 우리카드 모두에서 정확한 할인이벤트 미적용 사유를 듣지 못해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동안 BC카드의 결제망을 활용하던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 사업을 추진하면서 BC카드에서 진행하는 할인 이벤트에 우리카드가 제외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두 카드사 간의 기 싸움이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두 카드사가 기 싸움을 벌이는 동안 우리BC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는 올해 연말까지 BC카드에서 발행한 유니온페이 카드로 중국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한 고객에게 11%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할인 혜택은 플라스틱 카드나 QR 결제는 물론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에 등록한 BC유니온페이 카드 결제건에도 적용한다. 사실상 우리BC카드를 제외한 모든 BC카드에 적용하는 이벤트인 셈이다. BC카드 관계자는 “브랜드사와 진행하는 이벤트는 개별 발급사와 브랜드사 간 협의로 진행한다”며 “이번 이벤트는 우리카드와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날 간 협의 결과에 따라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도 “해외마케팅은 당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한 사안이다”며 “BC와는 별도 마케팅 진행할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에서는 우리카드와 BC카드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리카드는 2020년까지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독자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했다. 이에 연간 1000억원 가량을 BC카드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이후 카드사의 업무 분야가 다변화하면서 자체적인 결제망·가맹점망 구축의 필요성이 커졌고 우리카드는 2021년 11월 독자가맹점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우리카드는 BC카드로부터의 독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독자 가맹점이 200만 개를 돌파했다. 국내 카드사의 가맹점 수는 290만개에서 300만개 정도로, 우리카드가 67% 가까이 따라잡았다.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 BC카드(약 340만개)와 비교해도 59%에 이르는 수치다. 독자카드 발급도 400만좌를 돌파했다. 우리카드는 연내 독자 가맹점 210만개, 독자카드 500만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BC카드로선 우리카드가 독립에 속도를 낼수록 핵심 수익원인 결제망을 제공해 얻는 매입업무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독자가맹점과 독자카드를 두고 우리카드와 BC카드 간의 신경전이 장외까지 번지는 상황까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BC카드와 공동 상품을 대부분 단종했다.

두 카드사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부담과 피해를 우리BC카드 이용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두 카드사를 믿고 사용하는 고객이 당연히 받아야 할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며 “가입 고객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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