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억만장자 기업인이 공화당의 주요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대사에게 거금을 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의 재선만은 막고자 지지하지 않는 당의 후보에게 이례적으로 선거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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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이 최근 공화당 소속 헤일리 전 대사의 내년 대통령 선거 운동을 돕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기부했다. 호프먼은 민주당에 대한 주요 기부자라고 NYT는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대선 주자를 돕는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인 일이다. 호프먼 측은 자신이 조 바이든(81) 대통령의 재선을 적극 지지하는 민주당 지지 인사라는 점에서, 기부금을 받을 것인지 슈퍼팩에 미리 확인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대항마’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사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젊고, 주요 공화당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낙태 등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공화당 후보 가운데 가장 전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호프먼이 헤일리 전 대사를 도운 것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어떻게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막아야 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호프먼은 반(反) 트럼프 후보들에게 재정적으로 후원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미국 재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막기 위해 헤일리 전 대사를 지원하자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석유 재벌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지난달 말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공화당의 돈줄로 불리는 미국 재계의 대표적인 보수 인사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역시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