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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해 2.5%…1998년 후 최대폭

고준혁 기자I 2022.07.14 08:39:25

전문가 예상치(75bp) 웃돌며 시장에 ''서프라이즈''
40년만에 최고치 찍은 인플레에 과감한 긴축 나서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이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한번에 100bp 인상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캐나다 중앙은행(BOC) 건물. (사진=AFP)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OC은 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과 6월 단행했던 50bp 인상의 두 배 수준이다.

이날 인상 폭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주 1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중 11명이 캐나다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75bp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00bp 올린 것은 1998년 8월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전 세계 경기가 급속히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역내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현재 기준 금리 2.5%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BOC은 3월 초에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25bp를 올렸다. 이후 4월 50bp, 6월 50bp 씩 각각 금리를 올린 바 있다. 금리 인상 폭을 재차 확대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나다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은 7.7%를 기록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BOC은 “경제가 분명히 과잉 수요에 있고 인플레이션은 높으며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더 오랜 기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정책금리를 100bp 인상해 더 높은 금리로 가는 길을 앞당기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몇 달간 소비자물가지수가 8%대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것을 예고했다. 캐나다은행은 “위원회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상 속도는 계속되는 경제 및 인플레이션 평가에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BOC가 앞으로도 현재 예상되는 수준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는 현재 오는 10월 50bp, 12월 25bp 인상을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최소 9월에는 보다 큰 폭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도 높은 긴축으로 캐나다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더 커졌다. 지난주 캐나다 은행인 RBC는 2023년 캐나다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을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날 중앙은행은 긴축에도 경기를 연착륙시킬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도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더 지속적인 것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에 (연착륙) 경로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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