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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젊고 현대적이고 다문화 경험이 있는 인력을 르노그룹과 국내에서 충원하겠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와 애프터서비스(AS), 디지털 경험과 커넥티드서비스 등을 강화해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1일 취임한 드블레즈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드블레즈 사장은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 준중형·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거쳐 르노그룹의 선행 프로젝트와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를 역임한 뒤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을 맡았다. 드블레즈 사장은 다양한 글로벌 시장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르노코리아는 드블레즈 사장 취임 이후 사명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새롭게 변경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르노코리아가 르노그룹과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동시에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리자동차그룹이 지난달 지분 34.02%를 인수해 르노그룹에 이어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과 합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리그룹 측과 파트너십을 맺기 전까지 많은 논의를 했다. 르노코리아와의 파트너십은 지리그룹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볼보와 폴스타 등 다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과 방식이 같다”며 “르노코리아의 미래는 저희 경영진의 손에 달렸다. 모든 의사 결정은 르노코리아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지리그룹이 르노코리아 이사회에 2명의 임원을 배정한다는 중국 현지 보도가 나오는 등 완성차업계 일각에서 제시된 지리그룹의 경영 참여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르노·지리 합작해 하이브리드車 개발
드블레즈 사장은 전기자동차 등 르노코리아의 친환경자동차 출시 계획도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HEV) 등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에 주력하며 2026년 국내 시장에 전기차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준비 중인 친환경 신차는 르노그룹과 지리그룹이 함께 한국 시장을 위해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합작 차량이다. 지리그룹의 스웨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개발한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 국내 연구진들이 국내 시장에 맞게 개발 중이다.
일각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전기차 출시가 다른 완성차업체에 비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를 선보였고 한국지엠도 볼트 EV와 볼트 EUV를 내놨다. 쌍용자동차 역시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다. 그는 “2026년 기준 한국 전기차 시장은 전체의 20% 정도로 예측된다”며 “나머지 80%는 여전히 내연기관차일 것을 고려하면 2026년에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 늦은 시기는 아니다”며 “현재 완성차시장은 기존에 없던 하이브리드차로 트렌드가 이동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르노코리아는 전기차에 대한 명확한 출시 계획이 있으며 르노그룹에 조만간 전기차 개발 제안을 할 예정”이라며 “르노그룹이 제안 내용을 수락하면 본격적으로 르노코리아가 전기차를 개발하는 여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연간 15만대의 내수 차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연간 내수 자동차시장 규모가 150만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점유율 10%에 해당한다. 그는 “부산공장을 제외한 제2공장을 한국에 세울 계획은 없다”며 “수출까지 고려해도 부산공장에서 연간 30만대의 차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장에서는 연간 20만대 차량 생산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르노코리아가 부진을 털고 나아가기 위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회사의 리노베이션(혁신) 기간이라고 명명한 2024~2025년에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내부적으로 프로젝트명을 ‘오로라’(Aurora·여명)라고 지었다”며 “르노코리아에 2021년이 어두운 시기였다면 2026~2027년은 태양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보고 오로라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