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은 하락보단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 알래스카에서 열린 G2 고위급 회담 역시 미국과 중국간 이견차를 확인한 데 그쳐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엔 부담이 될 전망이다.
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4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를 고려하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30.60원)보다 1.05원 가량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환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하락보다는 상승에 더 무게가 실린다. 연준은 작년 3월 은행권에 적용됐던 SLR 완화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키로 했다. 은행은 자기자본을 보유 자산의 3~5% 확충해야 하는데 국채와 연준 지급준비금을 익스포저에서 제외토록 해 자본금 확충 필요 없이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하고 시중에 더 많은 대출을 해주도록 했으나 이 조치를 연장하지 않은 것이다. 이럴 경우 은행은 보유하던 국채를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3500억~5000억달러의 매도 물량이 출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1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1.726%에 거래되고 있다. 19일엔 1.749%까지 치솟았다.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4% 오른 92.05에 거래중이다. 프랑스가 경제활동 재봉쇄에 들어가고 독일도 봉쇄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달러 강세를 촉발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19일 거래된 3대 뉴욕지수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코스피 지수 등 국내 증시 역시 하락세에 무게가 실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 지연 영향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리스크 오프, 강달러 압력을 반영한 원화 약세를 수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 연구원은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G2 고위급 회담이 교역, 인권, 국제질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국간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된 점도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재료들은 환율 상승 압력을 지지하지만 수급 측면에선 달러 매도 물량도 만만치 않다. 민 연구원은 “3월 들어 본격적인 중공업 물량이 외환시장에 변수로 부상하기 시작했다”며 “환율 하락 추세로의 전환 같은 큰 파고를 만들어낼 정도는 아니지만 환율 상승을 제약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