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7990만원, 7268만원……도생, 분양가 고공행진
고분양가의 이유는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이어서다. 현재 서울 거의 모든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받고 있지만 도생은 분양가상한제나 HUG의 고분양가 심사 대상에서 열외다. 도생은 300가구 미만, 전용면적 85㎡ 미만인 주택으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규제에 눌린 아파트와 달리 도생은 시행·시공사가 정하는 대로 분양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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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급특화설계를 적용했다 해도 아파트 분양가격과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 지난해 HUG 분양보증을 받은 아파트 중 최고 분양가를 찍은 곳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신반포13차아파트 재건축)로 3.3㎡당 4863만원이었다.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 푸르지오 써밋’(구마을제1지구 재건축)은 4753만원,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는 4746만원 등으로 아파트단지 중 최고 수준의 분양가격을 보였지만 정부 규제로 3.3㎡당 5000만원 벽은 넘지 못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은 아무리 고급화했다해도 아파트보다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고 집값 상승여력도 상대적으로 작은데, 서울에 새 주택 공급이 부족하니 분양가에 배짱을 부리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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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는 높게 매기면서 ‘도생’이란 사실은 최대한 드러내지 않은 채 분양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포착된다. 현재 도시형생활주택을 분양 중인 한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이긴 하지만 공동주택이고 소형아파트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행사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이란 표현을 홍보물에서 아예 빼자고 해 시공사인 건설사가 단칼에 거절한 사례가 있다”며 “아파트인 양 얼버무리려는 속셈”이라고 했다.
규제를 피해 분양가를 올리고 있는 도생을 규제의 영역으로 들여야 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갈린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부 분양가격이 과도하다고 해서 전체를 규제하긴 어려운 노릇”이라며 “기본적으로 시장에 대한 규제는 최소한으로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교수는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해 1~2인용 주택을 공급토록 한 도생의 본래 취지와 달리 분양가 규제를 피한 고급주택으로 바뀌고 있다면 규제를 해야 맞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주변 고분양가를 부추기거나 아파트로 오인하게 만들지 못하게끔 계도하고 허위·과장광고는 제재해야 한다”며 “소비자들부터 꼼꼼히 정보를 따지고 구입 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