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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전망]③"임대차법 개정, 文정부 부동산정책 중 가장 큰 실책"

김나리 기자I 2020.12.30 06:00:00

부동산시장 전문가 32명 설문조사
32명 중 28명은 文정부정책에 부정평가
양도세·재건축 규제 완화 필요 목소리
2021년 정부 정책으로는 ''공급 확대'' 주문 이어져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 10명 중 9명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부동산 규제 실책으로는 지난 7월 개정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꼽혔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29일 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7.5%에 해당하는 28명의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부정 평가를 내렸다. ‘못하고 있다’를 선택한 전문가는 15명(46.9%), ‘매우 못하고 있다’고 답한 전문가도 13명(40.6%)에 달했다. 반면 ’보통이다’는 응답은 3명(9.4%), ‘잘하고 있다’는 1명(3.1%)에 그쳤고,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못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지난 7월 말 이뤄진 임대차법 개정(17명, 복수 응답 가능)을 지목했다. 24번이나 쏟아낸 대책들이 판판이 시장의 반격에 무너졌지만, 임대차법은 특히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전세대란을 유발하고 잠시 주춤했던 집값까지 다시 올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실책이었단 평가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충분한 준비 없이, 심지어 소급해서 적용된 임대차법으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며 “일관성과 원칙이 없는 정책으로 매수세를 부추기는 심리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조합원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을 포함한 재건축 규제(14명)를 지적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재건축 규제 강화로 인해 재건축예정 부지들의 사업이 흐지부지되거나 사업을 철회하면서 공급량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대출 규제 강화(각 13명) 등이 거론됐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는 실수요자의 자금부담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분양가상한제는 공급과 병행돼야 하나 그러지 못해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 심리만 높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지금이라도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양도소득세 완화(20명)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를 통해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 수 있게끔 퇴로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부동산자산원장은 “양도세를 낮추는 게 글로벌스탠다드에 적합하다”며 “보유세와 취득세, 양도세를 동시에 모두 올려버리면 사람들은 이런 비용을 집값 자체에 포함시켜서 집값만 올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도세 완화에 더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불가피하게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양도세 완화로 매물 증가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며 “신축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양도세 완화와 더불어 재건축 규제도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노지영 더피알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인데 공급 확대책이 아닌 수요 억제책으로 간 것이 가장 큰 실기”라며 “소비자들의 원하는 지역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우선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서도 공급 확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급부족은 없다던 그간의 주장을 버리고 올 들어 주택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변경한 정부의 결단은 높이 평가한다”며 “내년에는 그런 방향에서 현실성 있는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가격 안정에는 공급이 최고의 효과를 주는 만큼, (내년에는) 정비 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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