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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커피에 수플레 오믈렛…‘집콕’ 시대를 사는 법

이성웅 기자I 2020.03.26 05:30:00

SNS 타고 수천 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유행
집에 머무는 시간 길어지며 시간도 때우고 스트레스 풀고
식품업계서도 트렌드 반영…직접 만들어 먹는 제품 인기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400번은 무슨, 기본 1000번은 넘게 저어야 만들어지던데요?”

직장인 이정연(32)씨는 최근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달고나 커피’를 직접 만들어 봤다. 맛 좋은 커피를 마시려면 수백, 수천 번을 저어야하지만 시간이 잘 가고 달달해 스트레스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커피’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명 ‘집콕족(집에 콕 박혀있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을 중심으로 이색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다. ‘달고나 커피’, ‘수플레 오믈렛’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을 만들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다. 식품업계에선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G마켓에 따르면 전동 거품기 판매량은 최근 한 달간 70% 이상 증가했다. 전동 거품기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SNS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달고나 커피 만들기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달고나 커피는 믹스커피로 만든 크림을 우유에 얹어먹는 음료다. 달고나 커피에 올라가는 크림은 인스턴트 스틱커피와 설탕, 물을 각각 동일한 양을 넣고 저어 만든다. 생크림을 만들 듯 한 방향으로 오랜 시간 저어줘야 크림이 만들어진다.

이 레시피는 지난 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정일우가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 커피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9만개가 넘는다.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달고나커피’ 만들기 (사진=독자제공)
달고나 커피는 당초 400번 정도 저으면 크림이 만들어진다고 알려졌으나, 이씨를 비롯해 실제 만들어 본 사람들에 따르면 기본 1000번 이상은 저어줘야 무너지지 않는 크림이 만들어진다.

전동 거품기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젓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쫀쫀한 크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예 기계의 힘을 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비슷한 레시피로는 수플레 오믈렛이 있다. 수플렛 오믈렛은 달걀흰자 머랭으로 만드는 오믈렛이다. 달걀흰자에 설탕을 넣고 1000번 이상 저어 머랭 상태로 만든다. 이후 노른자를 섞고 소금 간을 한 뒤 팬에 구워 오믈렛을 만들면 된다.

오래 저을수록 머랭이 단단해져 오믈렛을 만들었을 때 더 푹신푹신한 식감이 나온다.

이처럼 집콕족을 중심으로 이색 레시피가 유행하자 식품업계에선 이를 제품화하고 있다.

수플레 오믈렛 (사진=10000레시피)
커피빈코리아는 ‘달고나 크림 라떼’를 새롭게 선보였다. 달고나 크림 라떼는 달고나 커피를 재해석한 메뉴다. 부드러운 생크림을 넣어 달고나의 달콤함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달고나 캔디가 음료 위에 올려져있어 바삭한 식감도 느낄 수 있다. 커피가 들어가지 않는 음료가 기본 메뉴로 별도로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즐길 수도 있다.

달고나가 유행하자 농심은 ‘쫄병스낵 달고나맛’을 출시했다. 기존 쫄병스낵과 달리 달콤한 맛이 특징으로, 달고나 본연의 달콤 쌉싸름한 풍미를 살리고 별사탕을 넣었다.

달고나 커피와 수플레 오믈렛처럼 시간을 들여 직접 만들어 먹는 제품도 집콕족 사이에서 인기다.

편의점 GS25에서 출시한 ‘탕후루키트’는 지난 달 28일 출시 이후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탕후루는 설탕 시럽을 입힌 과일을 꼬치처럼 먹는 중국 간식이다.

GS25가 선보인 키트엔 과일, 시럽과 함께 세척한 과일을 꽂을 수 있는 나무 막대와 시럽을 부어 녹일 수 있는 전자레인지 전용 종이컵이 들어있어 소비자가 직접 만들 수 있다.

손질된 재료로 직접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밀키트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밀키트 전문업체 마이셰프는 지난 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1% 급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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