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후 11시경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한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가 100시간을 돌파한 것과 관련, “의회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했다.
이종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2월 23일 오후 7시5분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가 100시간을 돌파했다. 참여하시는 의원님들도, 지켜보시는 국민들도, 보도하는 언론들도 지칠 법도 하건만, 관심과 열기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시작할 때는 이렇게 호응을 받을 줄 몰랐다”며 필리버스터 시도를 결정한 지난 23일 국회 상황 및 더민주 의원총회 상황을 회고했다.
“필리버스터를 시도하기로 결심하던 2월 23일의 그 순간이 떠오른다. 만약 의장님이 직권상정을 강행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하고, 단상을 점거해서 강제로 법안 처리를 저지한다는 방안은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필리버스터에 관한 규정인 국회법 106조의2가 떠올랐다. 사문화된 필리버스터 제도가 떠오른 것은 아마도 원내대표로서 정부·여당과 가장 최선봉에서 대치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에 박정희 정권의 폭주에 항거하기 위해서 시도했던 필리버스터에 대한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오후 2시경부터 의원총회를 시작하고, 직권상정으로 올라올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에 대해서 무제한 토론을 걸자고 제안을 드렸다. ”
이 원대대표는 필리버스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점도 토로했다.
“저의 제안에 의원님들의 현실적인 우려가 많았다. 의원들의 준비가 부족한 채로 나가면 국민들에게 오히려 실망을 줄 수 있다. 언론환경이 불리한 상황에서 장시간 발언하다보면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은데, 2시간 발언하면 종편 뉴스 프로그램에 1주일치 공격감을 제공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이 민주주의와 인권보호에 악영향을 미칠 독소조항이 많은 법임이 분명하고, 국민들은 그 사실을 아직 잘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무제한 토론을 결정했다. 저의 정치적 운명을 걸었다는 비장한 심경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그렇게 결행된 무제한 토론이 100시간이 경과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서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다”며 “우리 당은 지난 몇 달 동안 분열과 갈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자들을 실망시켰고,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 당 의원님들의 무제한 토론을 지켜보면서 국민 여러분들은 우리 당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필리버스터는 진정한 참여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온국민이 실시간으로 의사를 개진하는 ‘양방향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토론이 중심이 되는 의회민주주의의 진수를 자각하게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확산시키는 정치적 계몽운동이다.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내용들을 축적해가는 집단지성이 형성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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