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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신제품 등장에 뚱뚱해지는 비만약 시장

천승현 기자I 2015.08.30 10:51:05

상반기 시장 규모 전년비 30%↑
일동제약 ''벨빅'' 발매 직후 1위 ''껑충''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5년만에 분기매출 200억대 재진입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시장 1위 제품의 퇴출로 홀쭉해졌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일동제약이 수입한 신제품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전체 시장 확대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30일 의약품 조사기관 IMS 헬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42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9.9% 늘었다. 시장 확대의 주역은 일동제약의 새로운 비만약 ‘벨빅’이다. 지난 2월말 발매된 벨빅은 상반기에만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장 점유율 1위로 뛰어올랐다.

주요 비만치료제 매출 현황(단위: 억원, %, 자료: IMS헬스)
일동제약(000230)이 미국 아레나제약으로부터 도입한 벨빅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13년만에 체중조절제로 승인받은 신약이다. 식욕 조절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2년 동안 31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

안전하고 효과 좋은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자 발매 직후 국내 처방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FDA 승인을 받은 안전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의료진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면서 “2년간의 장기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받았다는 점이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장점이다”고 말했다.

사실 기존에 비만치료제 시장은 환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치료제가 없어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었다. 한 때 식욕을 억제하는 ‘시부트라민’ 제제가 가장 많이 팔리며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난 2010년 심혈관 부작용 위험성을 이유로 퇴출되면서 전체 시장도 축소됐다.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
일동제약 비만약 ‘벨빅’
규모는 552억원으로 2009년 1162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시부트라민의 공백 만큼 시장 규모도 축소된 것이다. 사실 기존치료제는 의료진과 환자들에 만족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로슈의 ‘제니칼’이 대표 제품인 지방분해억제제는 ‘배변증가’ 부작용에 대한 거부감으로 국내에서는 환자들의 복용 기피 현상이 높은 편이다. 한미약품, 안국약품 등이 복제약(제네릭)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치지만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팬터민’, ‘펜디펜트라진’ 등은 환각, 우울감과 같은 부작용을 이유로 정부에서도 강력하게 처방 자제를 촉구하는 약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벨빅의 등장에 처방현장은 즉각 반응했다.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분기 매출 규모는 1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벨빅의 가세로 5년만에 2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업체들도 속속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9월 FDA 승인을 받은 오렉시젠 테라퓨틱스의 ‘콘트라브’의 국내독점 판매 계약을 최근 체결하고 내년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종근당이 미국 제약사 자프겐에 기술 수출한 고도비만치료제 ‘CKD-732’는 미국에서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비만치료제는 장기 사용에 대한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면서 “비만약의 수요가 많아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한 안전한 약물이 개발한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IMS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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