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는 약 25년 전 처음 단돈 400달러를 들고 뉴욕 땅을 밟았고, 출장 전문 네일아트였던 그의 네일숍은 이제 뉴욕 맨해튼 주요 지역에 자리잡았다. 앤 해서웨이, 엠마 스톤, 스칼렛 요한슨, 사라 제시카 파커 등 쟁쟁한 대스타들이 그의 고객이고 마크 제이콥스 등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참여하는 등 그는 뉴욕 패션업계에서는 ‘네일 구루’로 통한다. 그의 25년 노하우와 철학이 담긴 ‘진순 네일 폴리시’는 3년 전 출시됐으며 지난해에는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 대표를 지난달 소호 사무실에서 만났다.
◇‘네일 구루’ 최진순 대표의 25년 노하우 담긴 네일 폴리시
이렇게 하이패션 브랜드의 패션쇼에 참여하다보니 어느날 문득 ‘하이패션을 보여주는 네일 폴리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선 흔히 ‘매니큐어’로 불리는 ‘네일 폴리시’란 손톱에 칠하는 에나멜 모양의 액체를 말한다.
생각 끝에 그는 직접 네일 폴리시를 개발하기 위해 직접 연구를 시작했다. 네일숍 손님들에게 의견을 구해보기도 하고, 화학약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기 위해 이런저런 연구와 실험을 거친 끝에 지난 2012년 9월 탄생한 것이 바로 진순네일이다. 네일 폴리시를 바르는 붓에서부터 유리병 등 전체 제품 디자인도 건축가인 남편과 직접 했다.
진순 네일 폴리시는 오래 지속되고 빨리 마르는 것은 물론,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 디부틸프탈레이드(DBP), 포름알데히드 수지, 캄퍼 등 다섯 가지 유해성분이 포함돼있지 않다. 제품 생산은 뉴저지에 소재한 공장에서 이뤄진다. 색상은 12개로 시작해 현재 49개 컬러가 판매되고 있으며 매 시즌마다 5가지 색상이 추가된다. 각각의 네일 폴리시 이름이 ‘쿠키 화이트’, ‘돌리 핑크’ 등으로 독특한데, 대부분 패션 모델들이 지어준 것이다.
◇직접 발로 뛰며 거래처 개척..세포라·바니스뉴욕 등 입점
최 대표가 제품라인 출시 이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 거래처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네일 아티스트로서는 이름이 알려져있었지만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은 힘들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네일숍에서만 제품을 판매하거나 네일 제품만 판매하는 점포를 새로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만 사업을 해야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네일숍 수를 세 곳으로 유지하고 있다.
판매처를 넓히기 위해 그는 우선 세포라와 스페이스NK 등 종합 화장품 전문 매장을 공략했다. 담당자를 만나 남편과 함께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며 제품을 소개하고,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자금력과 인지도 등을 수개월에 걸쳐 평가받았다. 그러다 스페이스NK에서 지난 2012년 9월 처음 제품 판매를 시작하게 됐고, 세포라에서는 같은 해 10월 판매를 시작했다. 바니스 뉴욕과 블루밍데일, 노드스트롬 등 백화점의 경우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만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특정 백화점을 위한 색상을 개발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출시 3년 만에 진순 네일 폴리시는 각종 패션 매거진 상을 휩쓸고 있다. 패션 매거진 얼루어가 수여하는 ‘베스트 오브 뷰티’ 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오프라 매거진 어워드, 레드북 MVP, 우먼스 헬스 어워드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그는 앞으로 손톱에 관한 모든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손톱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도 아름다움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네일 폴리시의 성공 이후 손톱을 보호해주는 네일 케어제품도 출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손톱에 뭔가를 많이 붙이면 물론 재미가 있고 스트레스도 해소되겠지만 패셔너블하지는 않다”며 “네일아트는 항상 패션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패션과 나이에 걸맞는 네일아트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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