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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 크리스티에 이은 세계 2위 경매회사인 미국 소더비(Sotheby’s )가 태드 스미스(49)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스미스 CEO 내정자는 주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기술부문 고위 경영자로서 경험을 쌓아왔다.
소더비는 16일(현지시간) 지난해말 실적 부진과 그에 따른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압박으로 인해 사임한 윌리엄 루프레히트(58) 전 CEO 후임으로 스미스 대표를 승진, 발령내기로 했다.
소더비측은 성명을 통해 “스미스 내정자는 향후 변화의 시기에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는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도네미코 데 솔 소더비 이사도 “그는 CEO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미 그 능력이 입증된 인물이며 그가 맡은 일에서 매우 가치있는 것들을 만들어왔다”고 호평했다.
스미스 CEO 내정자는 지난해 2월부터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CEO 겸 대표로 일해왔다. 앞서 MSG스포츠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서 전략부문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기도 했다.
지난 14년간 소더비를 이끌어온 루프레히트 전 CEO는 `기업사냥꾼`이라는 대니얼 롭이 이사회에 참여해 사임을 요구한 통에 옷을 벗게 됐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CEO와 이사회 회장을 임시로 수행해왔다.
이날 소더비는 구찌 CEO를 역임한 바 있는 데 솔 이사를 루프레히트 후임으로 새로운 이사회 회장으로 임명했다.
소더비는 올해 3분기(7~9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2.7% 줄어든 9420만달러(약 1046억원)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2770만달러, 주당 40센트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010만달러, 주당 44센트 순손실보다 손실 폭이 줄었지만 손실 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더비는 주요 고객이었던 중국 수집가들이 대거 이탈해 매출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취임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부패 척결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자 중국 내 미술품과 골동품 구매 규모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소더비가 스미스를 CEO로 지명하면서 최근 넉 달새 양대 경매회사 모두 CEO를 교체하는 변화를 겪게 됐고, 앞으로 새로운 경쟁체제로 맞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