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운동맹 'P3', 중국 한마디에 '무산'

정태선 기자I 2014.06.19 08:36:55

국내 해운업계 일단 한숨 돌려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세계 해운업계의 최상위 3개 기업이 제휴해 추진해온 ‘P3 네크워크’가 중국 상무부의 승인 거부로 무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P3 네트워크에 대해 중국 상무부가 사실상의 합병이라며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허했다고 18일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아시아~유럽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에서 집중도가 크게 높아지는 등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했고, 이들 회사가 제출한 시정 방안만으로는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없어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P3 네트워크’는 세계 1·2·3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덴마크)과 MSC(스위스), CMA-CGM(프랑스)이 연합한 글로벌 해운 동맹체를 말한다. P3는 세 개 회사가 각각 출자해 합작 선박 운영센터를 만든 뒤 연말부터 아시아∼유럽 및 태평양과 대서양 구간 29개 항로에서 선박 255척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와 유럽위원회(EC)는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내줬지만, 세계 물동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 당국이 허락하지 않으면서 실효성을 잃게 됐다.

P3 출범을 주도한 덴마크의 선사 머스크라인은 중국 정부의 결정 이후 곧바로 성명서를 내며 “해운동맹 결정 준비를 중단하는 데 선사들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P3가 출범되지 않으면 아시아나 미주 등 전 세계 산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P3가 출범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P3 네트워크는 머스크라인 등 유럽 3개 선사가 선박 250여 척을 공유해 원가를 절감하자는 차원에서 추진했으며, 노선별로 점유율이 최대 40%에 달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해운업계의 피해가 우려됐다.

초대형 해운 공룡의 등장을 앞두고 바짝 긴장해온 국내 해운업계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업황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업계가 적어도 P3 출범으로 말미암은 타격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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