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성질별 물가는 상품물가와 서비스물가로 구성된다. 상품물가에는 농축수산물, 공업제품을 비롯해 2010년 기준 물가지수 개편으로 추가된 전기·수도·가스요금 등이 포함돼 있다. 서비스에는 집세,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가 속해 있다.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지난 2008년 이후 4년 연속 상품물가를 밑돌고 있다. 1985년 현재 방식의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하기 시작한 이후 서비스물가가 상품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던 해는 올해를 포함해 12해로, 웃돌았던 14해에 비해 적다.
올들어 집세와 개인서비스는 각각 3.8%, 3.7% 올랐지만 공공서비스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4% 하락하면서 전반적으로 서비스물가를 낮은 수준에 붙잡아뒀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서비스물가가 본격 상승해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와 월세값을 포함하는 집세의 경우 2009년과 2010년에는 1%대 상승률에 머물다 올들어 3%대 후반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내년에도 고공비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월세값 급등세는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부족한 만큼 내년 봄에 2차 전세대란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하락세를 보였던 공공서비스 요금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개편된 물가지수에 따르면 공공서비스에는 하수도료, 시내·시외·고속버스료, 택시료, 이동전화료, TV수신료, 고등학교·국공립대 납입금, 요양시설이용료 등 29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버스요금이나 택시요금, 하수도료 등 그동안 물가상승 때문에 인상을 자제해왔던 공공요금이 오르면 서비스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개인서비스 요금도 마찬가지다. 2년 연속 2%대를 보이다 올해 농축수산물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3%대로 올라선데 이어 내년에도 원가상승분을 반영할 공산이 크다. 한국전력이 다음달 5일부터 산업용과 일반, 교육용 등의 전기요금을 평균 4.5% 올리기로 한 만큼 개인 서비스 물가로의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난 4년동안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상품 상승률을 하회한 만큼 서비스물가가 상대적으로 눌려온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이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내년 물가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