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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초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의 씬 스틸러 역할을 해내고 있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리사(44, 본명 정희선)의 말이다. 리사는 히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마담 드 폴리냑 역으로 열연 중이다. 폴리냑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총애를 받아 권력을 손에 쥔 인물. 리사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딸까지 이용하는 욕망으로 가득 찬 악역 캐릭터를 연기하며 또렷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최근 ‘베르사유의 장미’ 공연장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리사는 “원작 만화와 달리 뮤지컬 안에서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캐릭터라 단번에 어떤 색깔의 역할인지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품을 준비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잊히는 캐릭터일 줄 알았는데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그 힘을 받아 마지막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집안의 명예를 이어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여장남자 근위대장이 되는 오스칼의 이야기와 프랑스 혁명 과정을 통해 사랑과 자유, 인간애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폴리냑은 귀족 사회의 어두운 면과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캐릭터. 리사는 권력의 상징인 초대형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압도적인 초고음 넘버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극의 주된 줄기와 동떨어져 있는 캐릭터임에도 폴리냑을 관객의 뇌리에 각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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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는 “N차 관람객들이 ‘처음엔 못 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감정이입이 된다’는 평을 남겨주고 계셔서 뿌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창작 뮤지컬은 다소 아쉬운 지점도 있기 마련인데 오랜 준비 과정을 거친 ‘베르사유의 장미’는 티켓 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다채롭고 풍성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느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서는 일본 관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말도 꺼냈다. 리사는 “한국의 제작사가 일본 만화를 뮤지컬화한 것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극장을 찾으시는 것 같다”며 “K뮤지컬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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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는 “솔로 가수들의 입지가 좁아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TV로 제 무대를 눈여겨보고 연락을 준 ‘밴디트’의 이지나 연출 덕분에 뮤지컬 분야로 발을 넓힐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만큼 설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냑처럼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구하는 작업을 즐기고 있다고도 했다. 리사는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면 생각의 폭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진다. 아직 못해본 캐릭터가 많아서 재미있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뮤지컬로는 10월 13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SBS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출연도 병행 중이며 하반기 중 새로운 음원도 선보일 계획이다. 리사는 “기회가 닿으면 드라마와 영화로도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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