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디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인 ‘Aaa’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등급전망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또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 정책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재정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채무 능력을 유의미하게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미국 의회의 정쟁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전망 하향의 배경 중 하나다. 무디스는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의회는 지난 9월 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하기 위해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고, 오는 17일 또다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피치는 지난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피치의 등급 강등 발표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9%, 3.2% 하락했고 환율은 14원 넘게 급등한 바 있다. S&P도 2011년 AAA에서 aa+로 내렸다.
현재로선 3대 신평사 중 미국에 최고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무디스가 유일하다. 무디스는 향후 30~90일 사이 미국 부채를 재평가해 신용등급을 내릴지 여부를 결정한다.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미 장기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화 강세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오후 6시 9분 기준 105.77을 기록하며 소폭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30위안, 달러·엔 환율은 151엔대로 모두 상승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