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뇌졸중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4.5시간이다. 4.5시간은 뇌경색 환자에서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약이 가능한 시간이다. 4.5시간이라고 해도 병원에 방문해 초응급으로 검사를 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약할 때까지 시간을 생각하면 늦어도 증상 발생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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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지겠지…하다간 병만 악화
응급실 근무를 하다 보면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고 골든타임을 지나 방문하는 환자들의 이유는 크게 5가지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는 처음에 뇌졸중 증상이 발생했으나 경미한 증상, 즉 발음이 약간 어눌하거나, 한쪽 손에만 약간 힘이 빠지는 정도, 한쪽 다리가 약간 끌리는 정도의 증상으로 ‘괜찮아지겠지’하고 경과 관찰을 하다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해 방문하는 경우다.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고, 발생한 증상은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호전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증상이 발생하였다가 24시간 이내 호전되는 일과성 허혈 발작인 ‘미니뇌졸중’의 경우에도 17% 정도는 실제 영구적으로 후유장애가 남는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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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유는 뇌졸중 초급성기 치료가 안 되는 응급센터로 방문하는 경우다. 전국에 많은 응급센터가 있으나 2018년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3개 응급의료센터 중 24시간 뇌졸중 진료가 가능한 센터는 113개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된다. 즉 30.7% 응급의료센터에서는 24시간 뇌졸중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진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을 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 침이나 한약 뇌졸중 초기치료 불가
네 번째 이유는 한방치료를 일차적으로 하려는 경우다. 뇌졸중은 중풍이라고도 불리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하고 바로 한의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침이나 한약으로 뇌졸중 초급성기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뇌졸중, 특히 뇌경색의 초급성 치료는 정맥 내 혈전용해제,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고, 뇌출혈은 약물치료뿐 아니라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급성기 치료는 반드시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받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뇌졸중 증상이 확인되는 경우다. 즉, 증상 발견 자체가 지연되는 경우다. 자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었으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뇌졸중 증상이 확인되는 경우는 전체 환자 중 4명 중 1명(25%) 정도다. 이러면 증상 발생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약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큰 뇌혈관이 막힌 경우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침에 증상이 확인되어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즉시 병원에 방문해 뇌졸중을 진단받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이유로 뇌졸중 증상 발생 후 골든타임이 지나서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환자들이 아직도 많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뇌졸중 증상 (이웃, 손, 발, 시선)은 ‘갑자기’ 발생한다는 것이고 절대 경과 관찰한다고 저절로 치료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고 초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바로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이 확인되는 ‘즉시’ ‘119 신고’를 통해 뇌졸중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