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미국 정부가 요구한 반도체 설문조사 자료를 제출했다. TSMC는 세개의 파일 중 2개의 파일은 미국 당국만 확인하도록 조치했고, 나머지 하나의 파일만 공개했다. 앞서 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 대만의 ASE와 미국 차량용 부품 제조업체 오토키니톤, 미국 인쇄회로기판(PCB)기업 이솔라 등 기업이 자료를 제출했다. 이날까지 30개의 기업이 자료를 제출했으며 이 중 23곳이 자료 제출 여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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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고려한듯 TSMC는 공개 자료에서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기초적인 정보만 기재했다. 반도체 원료 종류, 생산 제품 종류 등을 표시했다. 2019~2020년 매출 규모(2021년 전망치도 포함)와 함께 제품 생산량과 부문별 생산비중도 일부 담았다. 고객사 등 핵심 정보는 기재하지 않았다.
TSMC는 미 정부가 만들어둔 답변란을 대부분 빈칸으로 비워뒀다. 의견을 제시하라는 칸에는 “대응 방법(responding methodology)은 기밀 서류로 별도 제출한다”고 답했다.
미 상무부가 지난 9월 23일 반도체 기업들에게 반도체 재고, 주문 판매 현황 등 자료를 제출하라고 압박하자 TSMC는 “고객 기밀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지 않을 방침”, “미 상무부 요구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제출키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바꿔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일부 고객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정보들만 정리해 미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공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1개 기밀자료만 첨부했다. UMC는 공개 자료 1건과 기밀자료 1건을 올렸다. UMC는 구체적인 답변은 제외하고 단지 기밀 버전을 참고해달라(Please refer to confidential version for further information.)고 기술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기업도 타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가이드라인 삼아 자료 제출 범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관련 설문 내용을 살펴보면서 막판 자료를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 정보가 빠지면 미국 정부가 추가 정보를 강제로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미 정보 제출 요구와 관련해 “여러가지를 고려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28일 “내부에서 검토 중이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 9~11일 미국을 방문해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나 반도체 정보 제공과 관련해 우리 기업측의 사정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