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과업체들이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영역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과 시장 규모는 수년째 3조원대에 머물며 제자리 걸음인 반면, 디저트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약 8조9760억원(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9% 성장했다.
‘카페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제과업계가 찾은 돌파구는 바로 ‘스테디셀러의 변신’.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자사의 ‘파이류’ 간식을 전문 제빵사인 파티시에가 만들어주는 ‘고급 디저트’로 탈바꿈시켜 여성층 등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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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간식이 이렇게 변했구나!”…기성세대 향수 자극
오리온 ‘초코파이’(1974년 4월 출시)와 롯데제과 ‘몽쉘’(1991년 4월 출시)은 올해 만 나이로 각각 44세, 27세인 제과업체의 ‘터줏대감’들이다. 군것질거리가 귀했던 70년대 오리온 초코파이가 처음 출시된 이후 롯데제과, 크라운, 해태 등 제과업체들은 줄줄이 파이류 간식을 선보였다.
지난 수십 년간 남녀노소 즐기는 ‘국민 간식’ 반열에 올랐지만, 낡은 브랜드 이미지는 고민거리였다. 이에 따라 기성 브랜드의 파이류 제품들을 디저트화 하는 변신을 시도했다.
물꼬를 튼 것은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초코파이情’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해석한 디저트 초코파이 전문 판매점 ‘초코파이 하우스’를 열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내 1호점을 시작으로 차츰 확장에 나서 현재 전국에 10여개 매장이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일 평균 1000개 정도가 팔리면서 올해 안에 국내 추가 매장을 여는 것은 물론 중국 상하이 지역에 테스트 매장을 열고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 역시 지난 5일 디저트 카페 형태의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 대표 매장) ‘몽쉘 생크림 케이크숍’을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에 열었다. 브랜드 홍보 차원인 터라 매장 추가 확대 계획은 없다는 게 롯데제과 측 설명이지만, 1991년 ‘몽쉘 통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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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신세대들을 대상으로 ‘트렌드 아이템 콘셉트’ 마케팅에 나선다. 2030 젊은 세대들은 디저트 하나를 먹어도 맛있고 특별한 메뉴를 고른다. 초코파이 하우스와 몽쉘 케이크숍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재료는 물론 선물하거나 인증 사진을 남기기에 손색 없도록 ‘맛’과 ‘멋’에 신경 썼다.
디저트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디저트 카페 ‘랩오(Lab O)’에서 파티시에들이 연구·개발 끝에 완성한 레시피와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해 만든다. 100% 카카오 버터로 만든 초콜릿 코팅에, 천연 바닐라빈과 프랑스산 그랑마니에를 더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일명 ‘스노우 마시멜로’가 특징이다. 오리지널·카라멜솔트·카카오·레드벨벳 등 초기에 선보인 4종에 최근 신제품 인절미 초코파이·무화과베리 초코파이 2종을 추가해 총 6종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마켓오 레스토랑 도곡점 1층에 자리한 초코파이 하우스 도곡본점은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운영 중이다. 초코파이를 제조하는 오픈형 키친 형태의 ‘초코파이 하우스 펙토리’도 함께 있어 제조·생산·판매 과정을 볼 수 있는 문화 체험 공간이기도 하다.
몽쉘 생크림 케이크숍은 약 41㎡(12.4평) 규모에 테이크아웃 전용숍으로, △프리미엄(Premium) △프레쉬(Fresh) △케이크(Cake) △컵(Cup) △베버리지(Beverage) 5가지 메뉴로 구분해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