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솔릭’ 대전 지나 강릉으로 이동중…서울 오전 8~9시 최근접

23일 오후 제주시 삼양1동에서 태풍에 날려 옆집을 덮친 태양광발전 패널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제19호 태풍 ‘솔릭’이 간밤 경로를 더 동쪽으로 급하게 바꿔 24일 오전 6시 현재 시속 32km 속도로 충청권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날 9시 경기 여주 일대를 거쳐 정오쯤 강릉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서울에는 오전 8~9시 사이 가장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진로 바꿔 동쪽으로…수도권 영향↓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솔릭은 중심기압 985hPa, 최대풍속 초속 22m, 강풍반경 210km를 유지한 채 대전 동남동쪽 약 30km 부근 육상을 지나고 있다. 내륙으로 상륙한 이후 강도는 약해졌고 크기도 소형 태풍으로 바뀌었다.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던 솔릭은 경로와 속도가 모두 예상을 빗나갔다. 지난 23일 시속 4km까지 속도가 떨어지고 제20호 태풍 ‘시마론’의 영향을 받으면서 예상진로가 예상보다 동쪽으로 바뀌었다. 당초 호남을 거쳐 서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호남, 충청, 강원권으로 동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수도권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진다. 이날 솔릭은 정오께 강릉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현재 세종과 광주, 대전, 제주(추자도), 경남(8), 경북(3), 흑산도, 홍도, 충북(4), 충남(8) 등에는 태풍 경보가 내려졌고 울릉도와 독도, 울산, 부산, 대구, 인천, 서울, 경기 등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한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의 도로에서 폭우에 잠긴 도로를 차량이 물을 튀기며 주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로수 넘어지고 전기 끊기고…피해 잇따라

다행히 힘이 약해진 채 육상을 빠르게 이동하고 있지만 전날 느림보 걸음으로 지났던 제주와 전남 일부 지역은 태풍이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1명이 실종됐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남과 강원, 경기 등 11세대, 2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도로가 유실되고 하수관이 역류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62m를 기록한 제주에서는 가로수 132그루가 쓰러졌고 가로등과 신호등도 작동을 멈췄다. 태풍이 휩쓸고 간 제주와 전남, 광주 일원 주택, 상가, 축사 등 2만2840개 동에는 전기가 끊겼다.

현재 15개 공항 787편의 항공기가 결항됐고 97개 항로 165척의 여객선도 통제 중이다. 제주 한라산 전구간과 거금대교, 소록대교 역시 통제됐다.

이날 전국적으로 7800여개 학교가 휴업·휴교한다. 세종·강원·전북은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충북은 전 학교가 교직원까지 나오지 않는 휴교를 결정했다. 서울과 인천, 경남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전면 휴업하고 고등학교는 휴업이 권고된다. 대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전면 휴업, 중학교와 고교는 휴업 권고가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어린이집에 자율 휴원 조치를 권고했다.

◇오늘 오전이 고비…전국 흐리고 비

이날 전국은 점차 솔릭의 영향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오다 밤에는 개겠으며 내일(25일)은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이 끼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영동은 25일까지 100~200mm, 서울·경기는 20~60mm, 충청과 경북북부는 10~40mm의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빠르게 북동진함에 따라 남부지방의 비는 약해지고 강원·영동권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산사태와 토사유출, 하천제방, 축대붕괴, 하천범람, 침구 등 피해에 대비해 안전 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수도권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적어졌으나 강풍 대비는 철저히 해야겠다. 육상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0m, 해안과 산지에는 초속 4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예정이다.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24.6도, 인천 23.2도, 수원 25.2도, 춘천 23.9도, 강릉 26도, 청주 25.1도, 대전 25도, 전주 24.6도, 광주 24.6도, 제주 26.3도, 대구 24.9도, 부산 25.2도, 울산 25.5도, 창원 25.9도다.

태풍 솔릭 예상경로(그림=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