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환자, 남성호르몬 수치 높이는 운동 따로 있다

이순용 기자I 2018.08.17 08:26:54

서울백병원 연구팀, 심폐 능력 좋을수록 남성호르몬 수치 높아 ‘발기력 향상’ 도움
발기부전 환자, “남성호르몬 수치 높이려면 비만 줄이고 심폐 체력 높여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은 정상적인 발기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많은 발기부전 환자들이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는 남성갱년기를 동반하고 있다. 남성호르몬 수치를 향상할 수 있다면, 발기부전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흔히 남성호르몬하면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몸이 연상되지만,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여 발기력 향상에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비뇨의학과 여정균·박민구 교수팀은 발기부전 환자에서 심폐 체력이 우수하고 지방률이 적을수록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발기부전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운동 능력 검사와 체성분 검사를 시행 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운동 능력 검사는 ▲심폐체력 검사(cardiorespiratory fitness by cycle ergometer test) ▲유연성 검사(flexibility by sit-and-reach test) ▲근지구력 검사(muscular endurance by curl-up test) ▲근력 검사(muscular strength by grip test) ▲민첩성 검사(agility by whole body reaction test) ▲균형감 검사(balance by one-leg stance test)의 총 6가지로 평가했다.

이 중 심폐체력 검사 결과만이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즉, 심폐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체지방과 복부지방률이 높을수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지방을 줄이는 것이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이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지방 조직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아로마타제(aromatase)가 테스토스테론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변환시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발기부전 환자의 평균 나이는 57세,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342.1ng/d(나노그램/데시리터)로 정상 혈청 테스토스테론 수치인 350ng/dl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는 전립선비대증,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환자들도 포함됐다.

여정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발기부전 환자는 체중감량을 통해 지방률을 줄이고 심폐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남성호르몬 수치를 상승시켜 발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민구 교수는 “발기부전 환자들은 남성호르몬이 저하되어 있는 남성갱년기를 동반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남성호르몬 보충과 같은 약물치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치료를 통해 개선된 증상을 유지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며, “개인의 운동능력을 정확히 측정해 환자에게 맞는 운동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남성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The World Journal of Men’s Health(WJMH)‘ 최신호에 게재됐다.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여 발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서울백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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