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한규란 기자] 한진그룹과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 코드에 맞춰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오너 경영체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진그룹은 오는 8월 대한항공(003490)을 한진칼홀딩스와 대한항공으로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대한항공은 기존에 영위했던 항공운송사업을 계속 맡고 새로 출범하는 지주회사 한진칼홀딩스가 투자사업을 총괄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은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이 과정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향후 후계 경영승계 비용을 축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비상장 계열사인 한진관광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해 ‘한진→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고리를 하나 끊고 지주사 체제 전환에 착수했다. 현재 한진그룹은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정석기업과 한진을 합병해 순환출자를 해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 합병사→한진칼홀딩스→대한항공’로 바뀌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홀딩스를 직접 지배하는 것 보다 비용이 5000억~6000억원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초 나란히 승진하면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는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부사장의 항후 그룹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순환출자 해소 방안은 추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161390)는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9월 존속법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000240)와 신설법인 한국타이어로 분할했다. 매출의 97.8%에 달하는 타이어사업은 신설 자회사인 한국타이어가 계속 맡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주사로서 투자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지주사의 공동 대표이사는 조양래 회장과 장남인 조현식 사장, 한국타이어는 차남인 조현범 사장과 전문경영인인 서승화 부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각각 맡는 책임경영체제를 갖췄다.
한국타이어월드는 향후 지주사로 전환해 인수합병(M&A)과 사업 분리매각, 신규사업 진출 등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타이어 등 계열사의 유통·마케팅·생산기술 부문 역량 제고를 위한 컨설팅을 적극 수행하는 한편, 각 계열사간 원활한 협업체계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조현식 사장은 “역할 분담을 통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경영전략, 인사, 재무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연구개발, 품질관리, 마케팅 등 본연의 사업에 더욱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전체 차원의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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