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저신용층을 위해 은행들이 직접 단기 소액대출 상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대부업체들의 영업정지로 저신용층의 금융공백이 우려되는 데다,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증가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서민들이 단기적으로 급하게 돈 쓸 일은 많은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저신용층을 위한 단기 소액대출 상품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원장의 발언은 은행권이 고금리 대출은 물론 바로 빌렸다가 바로 갚을 수 있는 단기급전 등의 서민금융 수요를 더 적극적으로 흡수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시중은행 대출은 보통 만기가 1년 이상으로 길다. 마이너스 대출이 있지만 신용이 나쁘면 대출이 어려워 단기 소액대출은 카드사나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고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업체들의 영업정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업계 2위인 산와대부가 법정 한도를 초과한 이자를 받아 6개월간 영업정지를 당한 데 이어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도 영업정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산와대부의 대출규모는 1조 3000억원(45만 명), 에이앤피파이낸셜은 1조 7000억원(52만 명)에 달해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 서민금융 시장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된다. 현재 대부업체의 평균 신용대출 금액은 300만 원 선이다.
권 원장은 이미 은행권에 10%대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를 독려한 바 있어 금리는 10%대로 낮추면서 300만 원 안팎으로 2~3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단기 소액신용대출 상품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단기 소액신용대출 상품을 만들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기존의 대출상품과는 성격이 달라 준비가 필요하고, 평판 리스크 문제가 있긴 하지만 크게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춘동 기자 bom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