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이 日 스즈키 부스 찾은 까닭은?

김보리 기자I 2010.10.01 08:37:16

정 부회장, 스즈키 ''스위프트'' 꼼꼼히 살펴
"유럽 시장서 현대차 알리는 것이 급선무"
현대차 최고경영진들, 고연비 실용형 차량에 관심 집중

[파리=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30일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각), 파리모터쇼가 열리는 파리 포르트 베르사이유 박람회장(Porte de Versailles).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아침 일찍부터 파리모터쇼장의 첫 방문지로 일본 스즈키 부스를 선택했다. 스즈키는 대표적인 소형차 생산업체. 최근 그의 관심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현대차 최고경영진이 꼽은 관심 모델은?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에서 스위프트 이외에도 푸조 `3008 하이드리드`절개차, 포드 `피에스타`, 렉서스의 첫 소형 하이브리드카인 `CT200h`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 정의선 부회장이 관심을 보인 스즈키 `스위프트`.
이 차량들의 공통점은 바로 고연비의 실용형 모델이라는 점. 정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005380) 최고 경영진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특히 고연비의 실용형 모델에 유독 관심을 기울였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사장도 이날 모터쇼장에서 기자와 만나 가장 인상깊은 모델로 씨트로엥의 해치백 모델 `C4`를 꼽았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현대차는 이미 `2010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연비를 리터당 20km까지 끌어 올리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이 관심을 보였던 스위프트는 1.2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소형 해치백 모델로 지난 9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시판되고 있다. 공인 연비가 리터 당 28.6km에 달해 화제가 됐던 모델이기도 하다. 푸조 `3008 하이브리드` 역시 내년 초 시판을 앞둔 세계 최초의 디젤 풀 하이브리드 모델. 

유럽 시장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고연비의 실용형 모델을 선호하는 유럽인의 감성을 맞춰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맞춤형 모델로 유럽 시장 판매에 박차

현대·기아차의 유럽 공략 전술은 바로 '맞춤형 모델'을 통한 시장 공략이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현대차는 이날 소형 다목적차량(MPV)인 신차 `ix20`를 선보였다. ix20는 연말부터 유럽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파리모터쇼에서 ix20 모델을 선보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정명훈 지휘자(오른쪽) 모습

정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올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경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려운 건 어떤 메이커든 다 마찬가지다"면서 "이것을 기회로 삼아 열심히 해야한다"고 말해 유럽 시장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ix20는 1.4, 1.6ℓ급 가솔린 엔진과 1.4ℓ 디젤 엔진 등 3종류로 제작되며 차량 정차 시 엔진이 멈췄다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동이 걸리는 ISG 시스템을 탑재했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공략에 보다 바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8월 유럽 시장에서 3만7983대를 판매해 점유율은 4.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5%가 상승한 것이지만, 여전히 주요 시장인 중국, 미국, 인도 시장의 성장세에 비하면 느림보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중형차의 자존심인 쏘나타를 유럽 시장에 맞춰 변경해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는 특히 높은 연비와 해치백 등 실용성이 뛰어난 모델이 중요하다"면서 "현대차도 유럽 시장을 뚫기 위한 모델에 전략형 차종 등을 고민해 유럽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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