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택거래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말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내륙지방을 시작으로 거래 회복세를 보였던 캘리포니아 부동산 시장은 최근 비싼 해안가 지역까지 주택 매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양상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미국내 다른 지역의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이 더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남단의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주택시장은 최근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집을 내놓은 사람 보다 더 크게 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 5월 해당 카운티의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44만5000달러로 2월 보다 5.7% 올랐다.
북부 캘리포니아의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넉달연속, 콘트라코스타 카운티는 석달 연속 오르고 있다. 남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리스(LA)도 석달연속 강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캘리포니아주의 많은 주택시장이 여전히 가격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단독주택의 평균매매가격은 두달 연속 상승했다. 지난 2월 24만7590달러이던 것이 4월에는 25만6700달러로 올라섰다.
캘리포니아 지역내 이같은 가격 움직임은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발길을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
지난 2월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한 데니스 페트로스키와 스티브 페트로스키 부부는 침실 세칸 짜리 주택을 37만4900달러에 샀다. 산호세 남쪽 모간힐에 위치한 그들의 주택은 지난 2006년에는 61만달러에 거래됐었다.
페트로스키 부인은 "경제형편상 40만달러가 넘는 집은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집값이 내릴 만큼 내려 우리가 구매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하락에 힘입어 거래가 살아나는 주택시장은 다른 주(州)에서도 목격된다. 버지니아주 북쪽과 워싱턴DC 사이의 지역이 그러하고, 샌디에이고의 포닉스지역과 플로리다 남단의 주택시장도 요즘들어 거래가 늘고 있다.
그러나 WSJ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래 증가세가 주택시장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캘리포니아의 경우 5월말 실업률이 11.5%에 달해 가계의 소득수준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차압과 은행들의 차압주택 매각이 잇따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울러 월간 기준으로는 전달보다 조금씩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전년비로는 여전히 37%나 낮은 바닥수준을 맴돌고 있는 것이 2009년 캘리포니아 주택시장의 현주소라고 했다.
가파른 집값 하락세는 둔화됐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주택가격 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번랜드인스티튜트의 LA대표 캐스린 아길라 페레즈는 "캘리포니아의 전반적인 경제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바닥을 쳤다고 확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