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일 발표한 ‘중국 산업설비 수출의 부상과 글로벌 공급구조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은 2025년 2572억 달러로 10년 전인 2015년 1042억 달러와 비교해 약 2.5배 증가했다.
이는 연평균 8.2% 증가한 수준으로 소비재(1.8%)와 중간재(6.0%)를 앞서는 성장세다. 중국의 역할이 소비재·중간재 공급을 넘어 다른 나라의 제조업 생산 기반을 제공하는 설비 공급자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 확대와 함께 주요 제조국 간 산업설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경합도(ESI)는 2015년 46에서 2025년 54로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독일(55→62)·일본(44→47)과 중국 간 수출경합도 역시 높아졌다.
연구원이 글로벌 산업설비 수입시장에서 각국의 ‘공급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산업설비 공급 우위는 범용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전력설비와 식품·섬유가공기계에 더해 물류·이송설비에서도 독일을 앞섰으며, 범용·기타 설비는 독일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점유율 확대가 제한적인 선진 제조시장에서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입지를 보였다. 한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0%에서 3.3%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의 점유율이 각각 16.5%에서 15.0%, 7.5%에서 6.4%로 낮아진 것과 대비된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이 빠르게 오른 신흥 제조시장에서는 한국의 점유율이 6.3%에서 4.1%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선진 제조시장에서 한국이 공급 신뢰성과 현지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입지를 넓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의 점유율이 낮아진 미국 시장의 신규 조달 수요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흥 제조시장에서는 생산기지 신규·증설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설비 조달 기회를 확보하고, 이후 자동화·고정밀화·설비 교체 수요까지 연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무역협회 허슬비 연구원은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산업설비 공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은 품질·납기 신뢰성과 부품 공급·유지보수 역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정부 또한 현지 인증 대응과 수요기업 발굴 등을 지원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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