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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모폰상은 1923년 창간한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부터 해마다 여는 시상식으로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로 불린다. 피아노, 피아노 제외 악기, 오케스트라, 실내악, 협주곡, 합창, 성악, 현대음악 등 11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가린다. 특별상으로 ‘공로상’, ‘올해의 예술가’, ‘올해의 젊은 예술가’, ‘올해의 오케스트라’, ‘올해의 레이블’ 등도 함께 발표한다. 역대 한국인 수상자로는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2003년 협주곡 부문을 수상한 첼리스트 장한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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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이 지난 4월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와 전속계약을 맺고 낸 첫 음반으로 쇼팽의 27개 에튀드(연습곡) 중 24개를 수록했다. 발매 직후 영국 스페셜리스트 클래식 주간 차트(4월 26일~5월 2일) 1위를 차지했다. 그라모폰은 이 음반 리뷰에서 “임윤찬의 쇼팽은 유연하고 깃털처럼 가벼우며 디테일뿐 아니라 구조적 감각도 매력적이다”라며 “즐겁고 젊음의 활기로 가득하다”고 평했다. ‘쇼팽: 에튀드’ 음반은 그라모폰 5월호 ‘이달의 앨범’으로도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임윤찬은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도 수상했다. 이 상은 음악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청년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1993년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가 12세 때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그라모폰 측은 “임윤찬은 경이로운 기술이 뒷받침되는 천부적 재능과 탐구적 음악가 정신을 지닌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임윤찬은 이날 시상식에선 수상 소감을 따로 밝히진 않았다. 대신 리스트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임윤찬은 시상식 이후 소속사 목프로덕션을 통해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세상 모든 것들이 연결돼 있는 것”이라며 “태어났을 때 처음 접한 음악이라 할 수 있는 부모님의 말투부터 나의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고 배운 모든 것이 나의 음악에 녹아 있다. 이 상을 받아야할 사람들은 나의 가족, 선생님, 에이전시, 위대한 예술가, 그리고 친구들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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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그라모폰상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상’은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 음반이 차지했다. 힐러리 한은 기악 부문도 수상해 임윤찬과 함께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